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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리케인 하비로 대통령 리더십 시험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가 물바다로 만든 텍사스를 방문한다. 이미 텍사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폭적인 복구비 지원을 약속해놓은 상태다.
이번 텍사스 방문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험대에 올라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않다. 왜냐하면 천문학적인 복구비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순전히 그의 리더십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29일 텍사스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

29일 텍사스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

텍사스주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52%의 승리의 안겨준 은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비가 들이닥치기 직전의 그의 관심은 온통 멕시코 국경에 세울 장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건설을 위해 16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주지 않으면 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고 의회에 공언한 상태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예산안에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11% 줄인 36억 달러로 책정했다. 해양경비대 예산은 91억달러에서 14% 줄어든 78억 달러로 책정했다. 하지만 이들을 관장하는 국토안보부 전체 예산은 멕시코 장벽 예산이 포함되면서 전년보다 6.4% 늘어난 438억 달러로 잡았다.
현재 연방정부가 갖고있는 현금보유고는 506억달러 수준으로, 텍사스 주민들에게 보상비를 지급할 여력이 없다. 지난 1월의 보유고 3500억 달러에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연방정부와 의회가 아직 부채한도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홍수에 대한 피해 보상을 위해서는 FEMA가 운영하는  ‘국가 홍수 보험 프로그램(National Flood Insurance Program)’에서 충당해야 하는데, 그 예산이 다음달 말 완료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의회의 재승인을 얻어야 한다.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미 상원 예산위에서 공화당 디렉터로 일한 윌리엄 호그랜드는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 장벽건설에 필요한 예산배정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는 FEMA에 대한 예산삭감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비가 할퀴고 간 상처는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입은 피해는 1600억 달러로, 2012년 샌디에 의한 피해는 700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하비의 경우 전체 피해액은 산출조차 못하고 있지만, 미국내 4대 도시 휴스턴을 물바다로 만든 만큼 피해규모는 카트리나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텍사스 남동부의 주요 도로들이 물에 잠기고 항구와 정유시설이 폐쇄되면서 28일 뉴욕증시에서 24개 상위 보험 업체에서 약 120억 달러의 가치가 증발했다. 나스닥 KBW 보험지수도 하비로 인한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것으로 파악이 되면서 2.3% 하락했다.
우선 재난보험에 가입된 가구에 대한 보험료 청구액이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JP모건 체이스 또한 보험 청구액이 100억∼20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난 등에 관한 개인 보험에는 홍수에 따른 피해보상이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엄청난 액수로 집계되는 중이다.
2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휴스턴 주민들이 허리케인 하비가 쏟아부은 비로 인해 잠긴 도심을 벗어나고 있다.[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휴스턴 주민들이 허리케인 하비가 쏟아부은 비로 인해 잠긴 도심을 벗어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와 같은 초특급 허리케인이 또다시 몰아칠 것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을 삭감하며 연구소 밖으로 내쳤던 과학자와 전문가들로부터 머리를 빌려야 하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파리협약 탈퇴를 재고할 것을 주문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기후학자 마이클 만은 “기후변화가 하비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지만 하비를 더 강력하게 만든 것은 맞다”면서 수온이 올라간 멕시코만 일대에서 습기를 다량으로 품은 초특급 허리케인이 앞으로 계속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제언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예산을 쓰기보다는 미국인의 일자리 수를 늘릴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주력해왔다.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끔찍히 싫어해, 농림부(USDA)와 에너지부(DOE) 같은 정부부처 관리들은 과학자에게 연구비를 지급하면서도 연구과제명에서 기후변화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중 첫 허리케인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내팽개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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