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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총장 직선제 부활하나…간선제 유도정책 폐기

교육부는 국공립대 총장 선출방식과 재정지원을 연계하던 정책을 내년부터 폐지한다. 지난 17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의 모습. [연합뉴스]

교육부는 국공립대 총장 선출방식과 재정지원을 연계하던 정책을 내년부터 폐지한다. 지난 17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의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국공립대에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할 때 간선제와 직선제 중에서 한 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총장을 간선제로 뽑지 않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 상의 불이익을 주도록 했던 교육부 방침이 폐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몇몇 대학에선 추진 중인 총장 직선제 부활 움직임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길게는 3년 넘게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공주대·방송통신대·금오공과대 등 9곳의 국공립대 총장 임명 절차도 재개된다.
 
 교육부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립대학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김현주 교육부 대학정책과장은 “지금까지 총장 후보자 선출방식과 재정지원을 연계해 총장 임용 과정에서 대학의 자율권이 제한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교육부의 일방적인 임용제청 거부와 후보자 간의 소송 등으로 국공립대 내 갈등과 혼란이 심각하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에는 대학들이 총장 후보자를 뽑을 때 간선제나 직선제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상당수 대학이 총장 직선제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총장 교체기마다 대학이 선거판으로 변하고 과열 경쟁과 공약 남발, 파벌 다툼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2000년대 전후로 사립대에서는 간선제로 전환하는 곳이 늘었다. 
 
  2011년 당시 MB정부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꿔나갔다. 이후 교육부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 선정 시 간선제 채택 대학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간선제를 유도해 왔다.  
 교육부가 이날 밝힌 방안에 따르면 대학특성화사업(CK)·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사업(PRIME) 등 7개 사업에 포함돼 있던 ‘대학구성원참여제 운영’ 관련 가점 지표는 내년부터 없어진다. 
 
 이는 대학이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할 때 1~3점 가점을 주던 방식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기존에 받았던 사업비를 환수하도록 했는데, 이같은 규정도 함께 폐지된다.
 
 총장 후보자를 임용 제청할 때 대학측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강화된다. 대학이 순위를 정해 총장 후보자를 추천하면, 교육부는 대학이 1위로 추천한 후보자를 우선 고려해 임용을 제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1순위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등 부적격한 사유가 있어 2순위 후보자의 임명을 고려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해당 대학에 2순위 후보 임용 수용 여부를 묻겠다는 것이다. 
 
 김현주 과장은 “직선제로 후보자를 선출하면 1,2순위 간의 득표 차가 클 수 있다. 1순위가 부적격해 2순위를 임용했을 때의 대학 내 반발이 있을 수 있어 사전에 의견을 묻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는 이날 현재 총장이 공석인 9개 대학의 총장 임용도 재추진한다. 내부 절차에 따라 교육부에 새 총장 후보들을 추천한 금오공대·부산교대·목포해양대·춘천교대·한경대는 2순위 후보의 수용 여부를 대학에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임용을 제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임용을 거부한 총장 후보의 소송 등으로 재추천 절차가 중단됐던 공주대·광주교대·방송통신대·전주교대 등은 교육부가 기존 후보들이 총장 임용에 문제가 없는지 재검토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후보를 임용 제청하거나 대학에 재추천을 요청키로 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앞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으로 대학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반복되지 않게 대학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교육부가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명 제청을 하지 않자 한국방송통신대 전국총학생회와 전국총동문회가 교육부에 총장 임용 제청을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15년 교육부가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명 제청을 하지 않자 한국방송통신대 전국총학생회와 전국총동문회가 교육부에 총장 임용 제청을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중앙포토]

 국공립대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국립대의 한 기획처장은 “정부 재정사업 심사 시에 대학 간 편차가 크지 않고, 1~3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아 간선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재정지원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며 "대학 내에서 직선제를 전환하자는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지방 국립대의 전 총장은 “법으로 보장돼 있는 대학의 총장 선출 자율권을 정부가 좌지우지해선 안된다. 진작에 이렇게 바뀌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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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의 과거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사립대의 한 교수는 “지금까지 간선제를 유도하다 정권이 달라지자마자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어떤 명분과 원칙도 없이 정권에서 시키는 대로 대학을 흔들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지방 국립대 교수는 “국공립대가 총장 공석 사태가 오랫동안 이어진 가장 큰 문제는 교육부에 있다. 임용 개선방안을 내기 전에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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