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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공학 배워 사설경마만 20년?…‘다크넷’ 이용한 신종 도박 프로그램으로 4조8000억원치 마권 판매한 일당

지난 8월 20일 검거된 사설경마 프로그램 운영 일당이 전국 총판을 관리하던 오피스텔. [사진 울산경찰청]

지난 8월 20일 검거된 사설경마 프로그램 운영 일당이 전국 총판을 관리하던 오피스텔. [사진 울산경찰청]

1여 년 동안 전국에서 사설마권 4조8000억원을 유통한 도박 프로그램 개발자와 운영자 일당 1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현금 2억1800만원, 금덩어리 30돈을 압수했다.
 
이들 일당은 ‘다크넷’을 이용해 도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다크넷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인터넷 영역을 말한다. 다크넷을 이용한 사설 경마 도박단을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울산지방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강수재 사이버수사대장이 사설경마 도박 프로그램 운영 일당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9일 울산지방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강수재 사이버수사대장이 사설경마 도박 프로그램 운영 일당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울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VIP’라 불리는 사설 경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8월 20일까지 운영한 개발자이자 총괄사장 A씨(49)와 자금책, 서버 관리자, 부본사와 총판 관계자, 도박행위자 등 18명을 검거(한국마사회법 위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
 
A씨는 전국에서 6개 부본사와 120여 개 총판을 모집해 익명으로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VIP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총판은 매주 금·토·일요일 도박 행위자에게 사설마권을 판매했다. 경찰은 10여 년 동안 유통된 사설마권이 총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총판에서 매주 100만원의 사용료를 받아 3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VIP 프로그램은 일반 검색으로는 도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없다. 총판이 모바일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로 제공한 접속 주소와 보안 인증번호가 있어야 도박에 참여할 수 있었다. A씨 일당은 매주 인증번호를 바꾸고 도박 행위자들의 베팅금액을 계좌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만나 거래하는 방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보통 도박 행위자 한 명이 하루 베팅한 금액은 3000만원 정도였다. 총판마다 20~70명의 행위자가 도박에 참여했다. 총판은 수도권·부산·제주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 중 일부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A씨와 일당은 도박 전과 5~10범으로 사설 경마만 20년 넘게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설경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에 4조8000원어치 마권을 유통한 일당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서버.[사진 울산경찰청]

사설경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에 4조8000원어치 마권을 유통한 일당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서버.[사진 울산경찰청]

이들은 인천과 경기 일대 4~5개 사무실을 단기임차해 자주 옮겨 다니는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했다.
 
경찰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한국마사회와 사설 경마 총판을 단속하던 중 ‘카카오(KKO)’ 라는 이름의 사설 경마 프로그램을 적발하고 지난 4월 인천 송도 오피스텔에서 서버 운영자 등 2명을 검거했다. 총괄사장과 주요 운영책은 KKO를 VIP로 바꿔 계속 사설도박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지난 20일 수원·성남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총괄사장·자금책 등 3명을 검거하고 현금 2억1800만원, 금덩어리 30돈을 압수했다.  
 
지난해 5월 기준 사설 경마 규모는 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도박방식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1990년대 ‘맞대기’라 불리던 1세대 사설 경마는 전화로 마권을 유통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사설 경마 사이트를 열어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성행했다. 최근에는 다른 총판과 조직끼리 공유할 수 있는 마권 판매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박에 이용하고 있다. 강수재 울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크넷을 이용한 사설 경마 도박 조직을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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