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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예산안] 특수활동비 대거 삭감...공무원은 3만명 증원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 모습.[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 모습.[연합뉴스]

 
정부의 2018년 예산안에서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나 논란이 된 분야의 예산도 대폭 늘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만찬 자리에서 주고받은 돈 봉투로 문제가 불거진 ‘특수활동비’다.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19개 기관의 내년도 특수활동비를 3289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4097억 원보다 17.9%(718억원)나 줄어든 금액이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사건수사, 국정 수행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기존엔 예산 편성·집행, 증거서류 구비에 재량이 비교적 폭넓게 인정돼왔다.
 
하지만 특수활동비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지속해왔고 최근 ‘돈 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사용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각급 정부기관별로 특수활동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모든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예산과정 전반을 점검한 뒤 각 부처, 기재부와 상의해 지난해보다 대폭 감축된 예산을 편성했다. 경찰청(해경 제외)의 특수활동비는 올해 1286억9000여만 원보다 17.7% 줄어든 1058억7900만원으로 책정했다. 법무부는 238억1400만원을 제출했다. 올해 285억8000여만 원에서 16.7% 감소했다. 대통령 비서실은 96억5000만원으로 올해 124억8000여만 원에서 22.7% 줄었다. 대통령 경호처도 21억9500만원을 순 감축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85억원을 제출했다. 올해(106억9000여만원)보다 20.5% 줄어든 금액이다. 국세청도 내년도 예산안으로 43억5900만 원을 제출했다. 올해 54억4000여만원에서 20% 줄어든 금액이다.
 
하지만 올해 국가 기관 전체 특수활동비 예산 중 가장 큰 비중(55%)을 차지하는 국가정보원은 예산 감축 폭이 공개되지 않았다.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실태점검 대상에 국정원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재부 역시 내년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규모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주요 예산이 특수활동비로 이뤄져 다른 부처와는 성격이 다르고 고도의 기밀유지 필요성 등이 있다는 것이 이유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공공부문 일자리 증원’ 계획도 내년 예산안에 반영돼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소방, 경찰, 복지 등 국민 생활, 안전 분야의 중앙직 공무원 1만5000명, 지방직 1만5000명 등 총 3만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예산에는 중앙직 공무원 충원에 따른 추가 인건비 4000억원만 반영됐다. 현재 공무원 인건비로 35조8000억원을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중앙직 공무원 1만5천명이 늘어나며 이 금액이 36조2000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에 따른 인건비는 고려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방직 공무원을 지방자치단체가 증원하도록 유도하고 인건비는 정부가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방침을 밝힌 가운데 2018년 예산안에서도 관련 분야 예산이 늘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태양광발전설비 업체가 베란다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방침을 밝힌 가운데 2018년 예산안에서도 관련 분야 예산이 늘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태양광발전설비 업체가 베란다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정부의 탈(脫) 원전·탈 석탄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등과 관련한 예산도 증가했다.정부는 농촌 태양광 등 주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주택 등 자가용 태양광 보급 지원에 436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예산 1660억원보다 2.6배나 더 늘어났다. 발전단가 저감과 효율 향상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핵심 기술개발에는 올해보다 111억원 늘어난 214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아울러 에너지저장장치(ESS)에 489억원, 스마트그리드(425억원), 에너지 수요관리 핵심기술개발(1858억원) 등에 올해보다 122억원 늘어난 277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초절전 발광다이오드(LED) 융합기술개발에 신규로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은 석탄·원전 중심에서 신재생 등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중심을 바꾸겠다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2018년 예산안에는 '살충제 계란' 등 농식품 안전에 대한 예산도 늘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산란계 농가 계란의 모습. 부적합 판정을 알리는 압류 확인서가 붙어 있다. [광주=연합뉴스]

2018년 예산안에는 '살충제 계란' 등 농식품 안전에 대한 예산도 늘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산란계 농가 계란의 모습. 부적합 판정을 알리는 압류 확인서가 붙어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번 예산안에선 농림·수산·식품 분야에 19조6418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19조622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식품 안전 강화에 집중한 흔적이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큰 곤란을 겪은 데 따른 대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닭 등 가금류의 밀집 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기로 하고 여기에 필요한 예산 9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우선 전국 5곳을 선정해 가금류 밀집 사육 환경 개선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밀집지역 농장의 이전이나 폐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화된 방역기준을 만족시키는 농장은 시설현대화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시설현대화 자금은 국비 40%, 지방비 40%, 자부담 20%로 구성된다.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규모도 1549억원에서 1829억원으로 증액된다.
 
정부는 또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계란의 생산·유통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가금산물(계란) 이력제’ 도입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이력제 도입을 위해 연구비로 2억원을 편성했다. 여러 양계장에서 생산된 계란을 모아 위생적으로 처리해 유통하는 계란 집하장(GP 센터)를 4곳에 구축하기로 하고 예산 18억원을 책정했다.
 
그동안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에 대해서만 매년 1차례 실시해 오던 잔류농약검사와 항생제 검사도 확대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 규모가 201억원에서 내년 233억원으로 늘어난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177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리과정 이후의 중금속·곰팡이 등 유해성분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11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고병원성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 발생지 차량의 이동경로 파악을 위해 위성항법장치(GPS)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축산차량 관제센터를 설치하는데 8억원을 편성했다.  
 
가축 질병에 대한 상시 방역 체계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가금농장 폐쇄회로(CC)TV 지원 사업을 위해 18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가금농장에 CCTV 인프라를 설치(2570개소)하고 AI 공동 방제단을 450개 반에서 540개 반으로 늘리는 등 농가·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자율·책임방역을 강화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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