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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4) 70세 이후도 일하는 반퇴자들의 비밀병기는?

기자
박영재 사진 박영재
일자리를 찾는 많은 중장년 구직자들이 일자리박람회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송봉근기자

일자리를 찾는 많은 중장년 구직자들이 일자리박람회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송봉근기자

 
전경련 산하 중소기업협력센터에서 1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중소·중견기업 채용계획 및 중장년 채용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속 기간 2년 이상인 중장년 근로자의 비율은 28.9%로 나타났다. 50대 초반에 퇴직해서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70%가 2년 이내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이야기다. 50대에 새로운 일을 찾을 때는 70세 이후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전에 하던 일을 고집할 것이 아니고, 내 적성에 맞고 내가 하면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혹자는 퇴직 후 삶을 인생 후반전이라고 한다. 이것은 정확한 이야기가 아니다. 축구에서 후반전은 중간 하프타임에서 잠깐 쉬면서 전술을 보완하고 기력을 충전해 동일한 게임을 다시 진행하면 되지만, 인생 후반전은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게임이 펼쳐질 수 있다. 
 
갑자기 격투기의 2라운드가 되기도 하고, 골프의 10홀에서 티업을 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 게임의 성격과 룰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중요한 점은 이런 바뀐 게임이지만 전반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다른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PT 능력, 금융지식 합하니 재테크 강사   
 
이 시점에서 나의 적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때 유용한 것이 나의 ‘전용성 기술(Transferable Skill)’을 찾는 것이다. 전용성 기술이란 서로 다양한 영역에서 수행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과거 내가 수행한 일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업무를 보면서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업무를 보면서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중앙포토]

업무를 보면서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중앙포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직무기술이다. 경리부서에서 근무하려면 회계와 관련된 지식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경리파트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지 생산파트에선 이 회계와 관련된 기술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진다. 
 
반면에 전용성 기술은 글쓰기·데이터 취합·리더십·프로젝트 관리 등과 같이 일의 유형과는 무관하게 모든 직무에서 활용될 수 있는 보편적 기술이다.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전용성 기술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해 다른 유형의 일로 전환하게 되면 보다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첫 직업은 AE(Account Executive)라고 불리는 광고회사의 광고기획자였다. 90년대 내가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당시 AE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는 광고전략과 광고시안을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일이었고, 이것은 PT(Presentation)를 통해 이루어졌다. 신입 사원 때부터 PT가 일상생활이었고 자연스럽게 PT에 관한 능력을 키우게 됐다. 
 
 
전 애플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전 애플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IMF때 정리해고 된 후에 잠깐 건설회사에서 홍보실장으로 일하기도 하고, 99년에는 PC방을 창업했다가 10개월 만에 망해서 큰돈을 손해보기도 했다. 그 후 중견 광고회사로 다시 복귀는 했지만 월급쟁이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독립된 나만의 일을 찾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독립된 일을 할 수 있다고 권유해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 활동을 했다. 이때 보험판매에 필요한 금융과 투자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되었다. 
 
보험설계사로 활동을 하다가 관리자로 직무를 바꿨는데, 돌이켜 보면 나는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보험회사 관리자는 새로운 설계사를 선발해 교육시키고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실적을 올려야 한다. 내게는 이런 능력이 모자랐던 것이다. 
 
이때 내 나이가 40대 중반, 곰곰이 나의 전용성 기술이 무엇인지 분석해 보았다. 광고회사 AE로 있으면서 PT 능력을 키웠고, 보험회사에서는 금융·투자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 두 가지를 합해보니 재테크 강사라는 직업이 보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금융·투자와 관련된 지식을 파워포인트로 구현한 다음 고객에게 PT를 한다는 마음으로 강의 슬라이드를 만들어 강의를 하니 다른 강사들보다 임팩트가 있고 힘이 있는 강의가 가능했다. 
 
 
한 대기업에서 50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후설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 대기업에서 50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후설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나는 나의 전용성 기술을 강의라는 것으로 만들었고, 결국 강사가 세 번째 직업이 되었다. 새로운 지식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학습자들에게 강의를 하는 일이 너무나 즐겁고 신이 난다. 하루하루가 감사할 뿐이다.

 
중장년 반퇴세대들은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지식이 있다. 이런 내 노하우가 사장되는 것이 화도 나고 실망도 한다. 하지만 퇴직 전에 했던 일들을 분석해, 이 과정에서 전용성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된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다면, 인생 후반부의 삶이 아주 멋지고, 즐겁고, 환상적이 될 수 있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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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