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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만 끝나면 재산 불리는 정당 이젠 그만 ‘선테크 방지법’ 발의

정병국

정병국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선거를 치르고선 실제 선거 비용을 또 세금으로 보전받아 이중으로 돈을 챙기는 관행에 쐐기를 박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바른정당은 28일 소속 의원 20명 전원이 참여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선거법 122조 2항에 ‘정당에 선거비용을 보전할 때 ‘정치자금법’ 제25조 및 제27조에 따라 해당 정당에 이미 지급된 선거보조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감액하여 보전한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명칭은 ‘선테크 금지법’으로 명명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법정선거비용 전액을, 10% 이상 15% 미만이면 절반을 보전하도록 해왔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상 정당들은 선거 비용으로 선거보조금을 지원받고 선거가 끝난 뒤에는 다시 득표율에 따라 선거 비용을 보전받아 이중으로 돈을 받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
 
선거보조금 문제를 다룬 중앙일보 8월 22일자 1면.

선거보조금 문제를 다룬 중앙일보 8월 22일자 1면.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주요 정당들이 5·9 대선 후 선거보조금 외에 기존 당 재정으로 지출한 돈까지 선거 비용으로 썼다고 신고해 보전받은 게 실제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131억원), 자유한국당(103억원), 국민의당(87억원) 등 3개 정당이 총 321억원의 선거자금을 이중으로 보전받았다. <중앙일보 8월 22일자 1면> 이 때문에 정당들이 선거 때 혈세를 이용해 재테크를 한다는 이른바 ‘선테크(선거 재테크)’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23일 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선거보조금 이중보전을 받을 수 없도록 법 개정안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선테크 금지법’이 적용되면 향후 이 같은 이중 보전 관행을 막아 혈세 낭비를 차단하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정병국(사진) 의원은 “중앙일보의 보도를 본 뒤 전부터 이 문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와 바로 발의하게 됐다”며 “이 문제는 정치개혁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정치자금법을 손볼 때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는데 이해 관계 때문에 처리하지 못했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정치 변화를 가로막는 적폐라는 게 드러난 만큼 다른 정당들이 이번만큼은 법안에 반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정당에 선거보조금이 지급된 데 이어 2000년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비용 보전이 시작되면서 올해 대선까지 모두 12차례 선거에 걸쳐 정당에 약 4489억원의 선거보조금이 국고로 지원됐다. 이 보조금의 대부분은 이중 보전돼 정당의 재산으로 귀속돼 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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