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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루타냐” 공시생 59% 공공기관 합동채용 반대

28일 오전 32만 명의 회원을 둔 네이버 카페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공공기관 첫 합동 인재 채용 실시’가 메인 공지로 올라왔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합동 채용 선발방침이 중앙일보 보도(8월 28일자 1면)로 공개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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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올 하반기부터 산하 321개 공공기관 중 59개 기관에 대해 유사 성격의 기관을 그룹별로 묶어 한날 일괄적으로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수험생 입장에선 선택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공준모에선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일단 100명이 참여한 뒤 여론조사를 마감한 결과 합동 채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9%, 찬성이 30%였다. 의견 유보는 11%였다.
 
카페 회원들의 댓글 등에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한 공시생은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마루타냐”고 했고 다른 수험생은 “기회박탈형 채용은 반대”라고 했다. 특히 기재부가 도로교통공단과 한국전력공사 등 13개 공공기관은 10월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수력원자력 등 20개 기관은 11월 4일에 묶어 시험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물론 합동 채용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몇 군데만 준비하는 입장에선 오히려 낫다”거나 “중하위권에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걸 보자면 이번 제도가 좋다”는 식이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다” “눈치 싸움이 엄청나겠다”며 합동 채용 시행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글들도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었다. 한 수험생은 장문의 글을 통해 “공공기관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당사자인 취업준비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정부 합동 채용 제도의 목적과 장단점, 효과, 문제 발생 시 취업 지원 정책에 대한 조정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재부는 올 하반기 공공기관 합동 채용 결정 과정을 ‘비밀작전’처럼 진행했다. 지난 8월 둘째주 기재부는 산하 50여 개 공공기관의 인사담당자들을 불러 합동 채용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어떤 기관이 참여할지, 유사 그룹은 어떻게 나눌지 등을 결정하고 시험 일정을 조정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합동 채용 일정을 조율하고 난 뒤 참석자 한 명이 해당 문서의 사진을 찍었더니 기재부 측이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에 찍힌 사진을 지우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예민한 사항인데도 수험생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왜 밟지 않았는지 기재부 관계자에게 물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종 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제도를 시행해 본 뒤 내년에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현장 목소리 수렴 없이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한 데 대해 수험생들은 “취준생에 대한 사전 배려 없는 일방통행식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기재부 관계자는 “사전에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미리 공지하고 협의를 했어야 하는데 기관들의 의견으로 대체한 부분이 있다”며 “보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수험생들의 여론을 수렴해 선택권 제한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게 ‘탁상행정’이 아닌 ‘소통행정’일 것이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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