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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별빛 내린 나무가 되어 … 포크음악 별이 지다

1979년 ‘행복한 사람’으로 데뷔해 한국 포크록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가수 조동진. [중앙포토]

1979년 ‘행복한 사람’으로 데뷔해 한국 포크록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가수 조동진. [중앙포토]

28일 방광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조동진은 관조적인 가사와 감성적인 선율로 한 시대를 위로해온 포크록의 대부였다. 70세. 1970~80년대 저항적 포크 음악과 달리 나지막이 읊조리는 서정적인 포크의 흐름을 이끌며 국내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고인의 여동생이자 푸른곰팡이를 이끌고 있는 조동희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43분 자택에서 쓰러진 고인을 아들이 발견해 구급차로 이동 중 별세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13년 만에 콘서트 무대를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던 상황에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비보를 전하게 됐다.
 
다음달 1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공연 진행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당초 조동진은 동생 조동익·조동희와 장필순·이규호·이병우 등 푸른곰팡이 소속 후배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에 설 계획이었다. 소속사 측은 “지금으로써는 공연을 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추후 공연 관계자들과 협의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66년 미8군 밴드로 출발한 고인은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79년 ‘행복한 사람’이 담긴 1집 ‘조동진’을 발표했고, 당시 김민기·한대수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참여적 포크와는 결이 다른 서정성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서유석의 ‘다시 부르는 노래’, 양희은의 ‘작은 배’ 등의 작곡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나뭇잎 사이로’(1980), ‘제비꽃’(1985)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언더그라운드 음악계를 이끄는 싱어송라이터로 우뚝 섰다.
 
80년대 포크 레이블 동아기획에 몸담은 고인은 음악적으로 따르는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조동진 사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는 하나음악을 거쳐 푸른곰팡이로 이어지면서 전자음악의 대두에도 끝까지 통기타의 서정을 지키는 국내 언플러그드 음악의 보루가 됐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조동진은 포크 1세대로서 ‘언더그라운드’와 ‘언플러그드’ 음악이란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96년 5집 이후 제주도에 칩거한 고인은 지난해 11월 20년 만의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는데 조동진씨야말로 음악으로 시를 쓰는 분”이라며 “역사와 사회의 개발 독재 드라이브에 휩쓸리지 않고 고요하게 자신을 유지하는 내공이 특별한 뮤지션”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 30분. 031-900-0446.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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