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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이 늘어났다, 그러나 거래가 없다

“한 달 전만 해도 한두 개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매물이 귀했지만, 지금은 6~7개가 있네요. 그런데도 매수 문의가 없어요.”
 
28일 오전 찾아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여파로 거래가 끊겨서다. A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물이 슬금슬금 나오지만 도통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12억5000만원 안팎이던 주공1단지 전용면적 41㎡ 호가(부르는 값)는 7000만~8000만원 내린 11억7000만원에 나온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근 한 달이 지났다. ‘투기 수요 억제’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규제 약발’이 먹혀들고 있는 모양새다. 특징적인 것은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구 개포지구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에선 단지별로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10개 안팎 나온다. 대부분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취득한 물건들로, 이 경우 조합원은 한 차례 지위 양도가 허용된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이 쏟아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대책 이전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강북권에선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노원구 일대에 매물이 늘고 있다. 상계동 주공7단지의 경우 시장에 나온 매물이 12~13개로, 대책 이전(1~2개)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매물이 느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든 가운데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집주인이 물건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중과 시점인 내년 4월 1일 전까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싫다면 물건을 처분해야 한다. 일시적인 1가구 2주택자의 경우도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선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로 강남권에선 양도세 중과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가, 강북에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 투자자들이 물건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아 거래는 잘 안 된다. 본지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 2일 이후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아파트 실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거래량은 193건에 그쳤다. 지난달 거래(2200여 건)의 8.4% 수준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에서 거래된 아파트가 지난달 45가구였으나 이달 들어선 아직 ‘0건’이었다.
 
집값도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하락, 대책 발표 이후 조사한 7일 이후 3주 연속 약세다. 이 기간 서초(-0.46%)·강동(-0.42%)·송파구(-0.24%)가 많이 떨어졌고, 강북권에선 성동(-0.46%)·노원구(-0.13%)의 낙폭이 컸다. 개별 단지로 보면 호가가 한 달여 만에 수천만원에서 최대 1억~3억원 떨어졌다.
 
실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년 후 집값 전망을 묻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9로, 지난달(115)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내년 4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라 그 전까진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매물이 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다음달 가계부채종합대책 등을 발표하는 것도 부담 요소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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