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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펫팸족 1000만 명 시대 가족 대접 받는 상팔자 가족 사랑 주는 동반자

반려견과 묵을 수 있는 호텔에서 견주가 강아지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고 있다. 촬영 협조=호텔카푸치노

반려견과 묵을 수 있는 호텔에서 견주가 강아지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고 있다. 촬영 협조=호텔카푸치노

펫의, 펫에 의한, 펫을 위한’ 시대다. 반려동물과 한 지붕 밑에 사는 ‘펫팸(Pet+Family)족’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동물들은 아들·딸로 불리며 엄연한 가족으로 ‘대접’ 받는다. 클래식을 듣거나 택시를 불러 이동하고, TV를 보거나 스파를 하는 등 반려동물이 만끽하는 라이프스타일, 상팔자로 부러움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직장인 김수경(28·여)씨는 반려견 ‘배추(5·몰티즈)’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매년 9월 1일이면 친구들을 초대해 배추에게 고깔모자를 씌우고 생일파티를 연다. 생일선물은 프리미엄 간식이다. 해외여행 땐 배추 옷가지와 액세서리부터 먼저 구입한다.
 
#지난 5일 경북 청도군 야외공연장엔 반려견 500마리가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개나소나콘서트’가 열렸다. 이 행사는 삼복더위에 지친 반려동물에게 명품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개그맨 전유성씨가 기획·연출한 국내 유일의 반려견 전용 음악회다.
 
반려동물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펫팸족’이 늘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저출산·고령화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개·고양이 같은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엄기동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과거엔 동물을 자신의 소유물로 아끼고 키운다는 뜻으로 ‘애완동물’이라 지칭했다면 이제는 동물과 인간이 삶을 공유하면서 동행한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란 표현이 세계적으로 통용된다”고 설명했다.
 
 
2020년 펫코노미 시장 5조8100억원
이들은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을 ‘아낌없이’ 연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2013년 펫팸족이 반려동물을 위해 쓴 돈은 가구당 월평균 13만5632원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5조81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다. 선두주자인 미국에선 2012년부터 반려동물 전용 TV채널인 ‘도그(Dog)TV’가 전역에서 전파를 타고 있다. 휴식·자극·노출의 세 범주로 구성된 3~5분가량의 영상 약 300편이 24시간 방영된다. 집에 오랜 시간 홀로 있는 반려견이 주 시청자다.
 
국내에서도 반려견 전용 TV채널이 생겼다. KT는 지난해 9월 반려견 전용 콘텐트를 실은 ‘왈하우스(Wal House)’를 선보였다. 개가 보는 비디오, 개가 듣는 오디오 등 콘텐트 5000여 편을 제공한다. 보호자의 외출 후 집에 홀로 남은 반려견에게 보호자의 사진·목소리가 담긴 메시지를 TV로 전송해 준다.
 
반려동물 전용 이동 수단인 펫택시도 인기다. 9년 전 국내 펫택시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장병권 BK인터내셔날 대표는 “유기견을 입양인·동물병원에 이송해 주는 봉사를 하면서 펫택시 서비스를 착안했다”며 “보호자 없이도 동물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실어 나를 수 있어 예약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 불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반려동물도 당당히 입장할 수 있는 문화·숙박 시설이 생기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월드컵공원·어린이대공원·보라매공원 내에 ‘반려견 놀이터’를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다. 반려견이 보호자와 함께 묵을 수 있는 호텔·펜션도 점차 늘고 있으며 주말엔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다.
 
반려동물 용품이나 서비스를 구입·예약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8월 15일 개·고양이 사료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8.29%, 137.26%씩 늘었다. 특히 반려동물 용품(완구 포함)은 같은 기간 무려 1135.41%나 성장했다.
 
 
프리미엄 보양식·칵테일·아이스크림
사료에 프리미엄을 얹은 보양식도 잘 팔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르는 퍼스트 도그 ‘마루’의 몸보신을 위해 북어 대가리 부분을 먹이는 사실이 전해지며 프리미엄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더 급증했다. 쇼핑 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월 10일~8월 9일) 반려동물 보양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207%까지 증가했다. 반려견 칵테일·아이스크림 같은 이색 메뉴를 취급하는 매장도 생겨났다.
 
유통업계에서도 반려동물 아이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캐슬플라자에선 반려견 전문 브랜드 ‘베럴즈’ 매장을 론칭했다. 이곳은 반려견 용품·사료를 취급할 뿐만 아니라 미용·스파 시설까지 갖춰 고정 고객이 늘고 있다. 롯데마트는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면서 동물 치료도 병행하는 ‘펫가든’을 전국 28개점에 개설했다. 이마트의 ‘몰리스펫샵’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펫 부티크’도 반려동물 전용관이다.
펫택시에 탑승한 골든두들 ‘바우’.

펫택시에 탑승한 골든두들 ‘바우’.

 
펫팸족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반려동물의 건강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호자가 동물병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모두 7864억원. 2012년(4628억원)보다 70% 늘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 보험 가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의 박지혜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선 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해보험 등에서 반려견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입률은 전체 보험 중 0.1%에 불과하다”며 “영국의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 20%, 미국 10%, 일본 4%에 비하면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IT·빅데이터 접목 기술로 의료비 절감
김지인 건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를 접목하면 반려동물의 의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도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이상 징후를 센서로 포착해 수의사와 곧바로 연계하는 기술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큰 병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해 의료비를 줄이고 건강한 장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반려견의 실시간 감정 상태를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시스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감정을 문자화하는 데 성공하면 개와 ‘카톡’하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장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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