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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2000년) 남북 공동 입장,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서 성사"”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때 이뤄졌던 남북한 선수들의 첫 공동 입장은 개막식을 보름 앞두고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과의 면담을 통해 성사됐다고 박재규(73) 당시 통일부 장관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최근 펴낸 자서전서 밝혀
2000년 9월 남북장관급회담 중 야간 열차 타고 자강도서 김정일 면담
난색 표하던 북한 면담뒤 국방장관회담, 시드니 올림픽 동시 입장 수용
조찬때 나온 송이버섯 반찬 맛있다 하자 "남측에 200상자 주라" 지시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펴낸 자서전『일념, 평화통일 길』표지. (사진 경남대출판부)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펴낸 자서전『일념, 평화통일 길』표지. (사진 경남대출판부)

박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일념, 평화통일 길』(경남대학교출판부)에서 2000년 9월 1일 자강도의 특별초대소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과의 면담 장면을 소개했다. 당시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던 기간에 이뤄졌다. 면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박 전 장관은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군사 문제에 대한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아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요구했다”며 “김용순(2003년 사망)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긴급 회동을 하자고 해서 만나보니 ‘장군님(김정일)께서 다른 곳에서 현지지도 중인데, 장군님으로부터 만날 준비를 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2000년 9월 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했다. 당시 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전에는 서울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면담을 요구했다고 한다. (사진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자서전 『일념, 평화통일 길』)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2000년 9월 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했다. 당시 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전에는 서울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면담을 요구했다고 한다. (사진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자서전 『일념, 평화통일 길』)

 
박 전 장관은 이어 “2000년 8월 31일 밤 10시 30분 목적지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특별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며 “김용순 비서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박 장관이) 만나고 싶은 분이 계시는 곳‘이라는 답만 듣고 밤새 기차를 타고 자강도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면담에는 서훈 당시 국가정보원 대북전략조정단장(현 국정원장)과 김용순 비서가 배석했다. 면담에 나섰던 남측 인사는 국정원 책임자 또는 조언자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지만 북측 인사는 모두 사망한 셈이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왼쪽 둘째)이 2000년 9월 1일 자강도 특별초대소(김정일 별장)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박 전 장관 왼쪽이 현재 국가정보원장인 서훈 당시 국정원 대북전략조정단장.[사진『일념, 평화통일 길』]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왼쪽 둘째)이 2000년 9월 1일 자강도 특별초대소(김정일 별장)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박 전 장관 왼쪽이 현재 국가정보원장인 서훈 당시 국정원 대북전략조정단장.[사진『일념, 평화통일 길』]

 
당시 김대중 정부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시드니 올림픽 공동 입장을 추진했지만 북한 측이 호응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 면담 때 박 전 장관이 9월 15일 개막하는 시드니 올림픽 때 남북 공동 입장을 요청하자 김 위원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는 게 박 전 장관의 회고다. 이어 개막식 일주일여를 앞두고 시드니에 도착한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를 하루만에 해결한 바 있다”고 언급한 뒤 공동 입장 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 북측이 난색을 표하던 군사당국간 회담 역시 김 위원장 면담 이후 성사됐다. 
시드니올림픽 개회식때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시드니올림픽 개회식때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강도 면담 열흘 뒤인 9월 11일 김용순 비서와 박재경 대장(총정치국 선전부국장)이 송이버섯 200상자를 싣고 서울을 찾은 것도 이날 면담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박 전 장관 측은 “당시 조찬때 송이버섯이 반찬으로 나왔는데 맛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남측에 가져다 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박재경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오른쪽)이 김하중 외교안보수석에게 북측에서 가져온 칠보산 송이버섯을 전달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재경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오른쪽)이 김하중 외교안보수석에게 북측에서 가져온 칠보산 송이버섯을 전달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러나 6ㆍ15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면담 때 “서울 답방은 군부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니 적절한 시기에 가는 것으로 해 둡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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