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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공기관 합동 채용 … 수험생들 대혼란

정부가 공공기관 신입 직원 선발을 올 하반기부터 합동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산하 321개 공공기관에 자율적으로 맡기던 채용 방식을 바꿔 유사기관을 그룹별로 묶어 한날에 일괄적으로 시험을 보게 한다. 이날 기준 합동 선발 방식의 잠정 대상 기관은 59개 기관이며, 채용 규모는 3000~4000명이다. 오는 9월 9일부터 12월 2일까지 같은 분야는 동시에 시험을 실시한다.
 

올 하반기 59곳 4000명 선발 때
유사 그룹별 일괄 시험 첫 도입
정부 “이직률 낮추고 인재 분산”

분야별 수험 기회 연 1회로 줄 수도
“선택권 줄어 취업 더 힘들어진 느낌”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기재부는 ‘시험일별 합동 채용 시행기관 현황’이란 자료에서 59개 공공기관을 ▶환경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에너지 ▶정책금융 ▶농림 ▶문화예술 ▶보건복지 등 7개 분야로 나눴다. 7개 분야 중 같은 분야 공공기관은 아홉 번 동안에 걸쳐 주말에 1차 필기시험을 실시하는데, 유사 분야의 기관은 한날 시험을 시행해야 한다.
 
환경 분야 공공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환경공단은 9월 9일, 에너지 분야의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원자력연료가 9월 16일, 정책금융 분야의 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벤처투자·한국자산관리공사 등 3개 기관은 추석 연휴 뒤인 10월 14일 동시에 시험 날짜가 잡혔다.
 
남은 3개 분야 시험은 10월 하순에서 11월 초 사이다. 도로교통공단과 한국전력공사 등 13개 공공기관은 10월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 20개 기관은 11월 4일이다. 10월 28일과 11월 4일은 사실상 ‘준공무원 수능일’인 셈이다. 농림(3개)과 문화예술(6개) 분야 등은 시험 일자가 올해 각각 하루씩이다.
 
10월 28일로 시험 일정을 잡은 한국전력공사는 올 상반기 경영·홍보 등 사무직 60명 채용에 1만274명이 몰려 1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동서발전 역시 지난 2월 채용 당시 54명 선발에 9988명이 지원해 18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처음으로 같은 날 선발 일정을 잡은 국민건강보험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등은 보건복지 분야 ‘빅3’로 꼽힌다. 선택의 기로에 선 공공기관 취업준비생들로선 눈치작전에 따른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과학기술대 졸업 후 한전 입사를 준비 중인 안중기(30)씨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시험 날짜가 달라 한전·한전KDN·한전KPS 시험을 모두 지원했다”며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선 한 번이라는 기회가 큰데, 선택권이 줄어 취업이 더 힘들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공기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2만 명을 회원으로 둔 네이버 공기업 취업 준비생 카페 운영자 L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공기관 합동 채용은 ‘비용 절감’과 ‘면접 불참 방지’를 위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10월 28일 13곳, 11월 4일 20곳 ‘공시생 수능일’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은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정 기간에 못 뽑으면 이듬해 채울 수도 있는 데, 지원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합동 채용은 금융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진행돼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중복 응시가 많고 이중으로 합격한 사람들의 이직률이 기관별로 10%가 넘는 곳도 있다”며 “합동 채용을 하면 이직을 줄이고 기관별로 인재가 골고루 나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행 후 반응을 살펴본 뒤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취업준비생 카페 운영자 L씨는 “금융공기업의 경우 일반 공공기관 사무직에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지만 분야가 특정되는 전기·기계·화학 등 이공계열, 요양직이나 심사직 등은 수험생들의 피해가 적잖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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