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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화 무드 찬물 끼얹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북한이 지난 26일 오전 6시49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세 발을 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실시하는 와중이었다. 얼마 전까지 북·미는 ‘괌 포위사격’ ‘전쟁 불사’ 같은 말 폭탄을 터뜨리며 전쟁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돌연 괌 방향 미사일 발사를 보류하고, 미국이 이를 긍정 평가하면서 긴장이 다소 풀린 상태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또다시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모처럼 싹을 틔운 해빙 분위기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야 할 판에 찬물을 끼얹는 망동으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한·미 훈련 중 미사일 추정체 3발 쏴
정부는 도발 규모 축소 급급한 인상
대화 필요하나 단호한 대응 아쉬워

우리 정부 태도도 이해하기 힘들다. 발사체 사거리가 300km 미만임을 들어 “전략적 도발과는 관계없다”고 강변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발 더 나가 “(북한의) 통상적인 훈련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합동훈련 중에 북한도 뭔가는 하고 넘어가야 했을 것” “25일이 북한의 선군절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대리 해명’(?)까지 정부 주변에서 거리낌 없이 나온다.
 
북한이 쏜 발사체 세 발은 사거리를 고려하면 미국을 겨냥한 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남한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느껴진다. 더욱이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미사일을 일곱 차례나 발사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제재를 받고 있다. 한·미는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UFG 훈련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안면 몰수하고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다면 정부는 이를 준엄히 비판한 뒤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순서다. 하지만 정부는 “이 정도라면 대책회의를 열 필요도 없는 수준”이라며 위협의 강도를 깎아내리기 바쁘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으나 대화에는 원칙이 있다.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은 단호히 규탄해 억지 의지를 보이는 게 먼저다. 그래야 상대방도 우리를 존중하고 대화 요구에 응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인 북한 비핵화는 당연히 전쟁 아닌 평화적 수단으로 이뤄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서 한발 더 나가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원론적으로 옳은 얘기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석에 제대로 앉으려면 먼저 할 일이 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불신하고 반대하는 보수 세력을 설득해 최소한의 동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자국 내 남남 갈등을 풀지 못하는 정부가 어떻게 핵이란 암덩어리를 안은 남북 갈등을 풀어갈 수 있겠는가. 우선 외교안보 요직에 보수 성향 전문가들도 포진시켜 정책의 균형을 잡고, 보수 세력과의 대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 대다수의 동의 없이 밀어붙이는 외교안보 정책은 동력을 잃고 표류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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