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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아동수당, 준다니 고맙지만 …

한애란 경제부 기자

한애란 경제부 기자

“아이가 태어나면 통장을 가지고 주민센터에 가서 출생신고와 함께 양육수당을 신청해. 월 20만원이니까 기저귓값은 충분히 될 거야.”
 
첫 출산을 앞둔 후배를 만나면 하는 말이다. 그러면 대부분 이런 반응이 돌아온다. “월 20만원이나 국가에서 준다고요?”
 
어린이집 보육료도 비슷하다. “아이를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특별활동비 월 4만원을 빼고 나머지 31만원은 다 정부가 대준다”고 말하면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은 “세상 좋아졌구나”라며 감탄한다.
 
그렇다. 2013년 전면 도입된 무상보육의 모든 혜택을 누리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매달 아이행복카드로 보육료를 결제할 때마다 다행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정부가 돈을 더 주겠다고 한다. 내년 7월부터 소득 관계없이 모든 만 0~5세 아동에게 도입되는 ‘아동수당’이다. 아이가 2014년생이니까 만 6살 생일이 되기 전까지 약 20개월간 월 10만원씩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라며 반길 일이건만, 그렇지가 않다. 솔직한 심정은 이렇다. 주니까 잘 받겠지만, 굳이 안 줘도 되는데.
 
아동수당은 지난 대선 기간 이슈 중 하나였던 ‘기본소득제’의 일종이다. 현금성 복지를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일률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동수당을 포함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쪽 입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복지는 보편적인 ‘권리’이며 따라서 선별적이 아니라 보편적인 복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들은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두는 복지에 대해 ‘가난을 증명하라는 거냐’며 거부감을 보인다. 또 다른 찬성 논리는 복지 선별에 드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아동수당을 굳이 주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이유는 시급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복지혜택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걸까. 무상보육이 이미 제공되는 상황에서 새로 추가될 아동수당이 그렇게까지 고맙지는 않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조부모 양육 지원, 보육교사 처우 개선에 그 돈을 쓰는 게 더 낫겠다 싶다.
 
게다가 현금성 복지는 한번 주면 뺏을 수 없다. 전업주부에 대한 보육료 지원을 줄이는 ‘맞춤형 보육’을 둘러싸고 얼마나 논란이 컸나. 아동수당도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나중에 대상을 줄이거나 중단한다고 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하다. 5년간 13조원 넘게 든다는 이 정책이 걱정스러운 이유다. 
 
한애란 경제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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