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평균 수익률 4.41% 그쳐
코스피 상승률의 3분의 1 수준
고수익보다는 위험 관리에 초점
기존 트레이딩 방식과 큰 차이 없어
“AI 유행 타고 출시, 내용 속 빈 강정”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8/28/9360d0a4-0ee7-44c3-b8ec-ae0693023c27.jpg)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유형별로 나눠 일반 펀드와 비교해봐도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 국내 주식형에서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수익률(6개월, 14.23%)이 전체 평균(13.34%)을 소폭 앞질렀을 뿐이다. 나머지 해외 주식형, 해외 주식혼합형, 해외 채권형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전체 펀드 평균보다 한참 뒤처진 실적을 보였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리 놀랍지 않은 결과다. 정규봉 신영증권 산업분석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라고 출시를 했지만 대부분 기존의 알고리즘 트레이딩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각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기술을 가진 업체는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알파고 열풍을 타고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출시했지만 아직 ‘속 빈 강정’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특허 정보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전문 업체인 위즈도메인의 김일수 대표도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시장의 현실을 지적한다. 김 대표는 “국내에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다양성이 떨어지고 비슷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자산배분형이 대부분”이라며 “주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패시브 펀드로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고객이 기대할 만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폭탄’ 경쟁에 국내 금융시장이 조정을 겪었던 최근 1개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0.67%)가 코스피(-3.75%)보다 선방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고수익보다는 위험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상원 대신증권 스마트금융부 이사는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 집단에게 자산 관리를 맡기는 것보다 낮은 비용으로 대외 변수 알림, 포트폴리오 조정 공지 같은 더 세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라면 아직 수익률보다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컴퓨터를 상징하는 로봇(Robot)과 자문·조언을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er)를 합친 말이다. 사람(펀드매니저)이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특정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관리한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