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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다발골수종 치료 기준, 글로벌 스탠더드 따라야

전문의 칼럼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이제중 위원장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고액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 대책은 모든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와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 도입 등의 계획을 담고 있어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암을 전공한 전문의 입장에서도 이번 대책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 희귀 혈액암 환자 역시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웠던 효과적인 신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존 급여 적용 대상 약제의 협소한 보험급여 기준 개선이 이번 계획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병 빈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다발골수종의 경우 정부의 관심과 노력으로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환자가 효과적인 신약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여전히 제한점이 많다. 연이어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에 대한 허가 및 급여 적정성 평가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약제의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 어렵사리 신약을 급여권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도 이 기준에 충족되지 않아 더 이상 약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다발골수종 국제진료지침에서는 더 이상 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안정병변(stable disease)’을 다발골수종 치료 지속 여부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발골수종의 1차 치료 시엔 ‘부분반응(partial response)’ 이상의 반응을, 재발 및 불응 환자에 대한 2차 이상 치료에서는 ‘최소반응(minimal response)’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약제를 지속적으로 쓸 수 없다. 대부분 암종에 대해 ‘안정병변’을 치료 효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상황이다.
 
다발골수종 치료와 관련한 다양한 제도와 기준을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 환경이 해외 환자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는 안 된다. 의학적·임상적 근거가 충분할 경우 의료진의 판단과 환자의 요구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다발골수종은 질병의 특성상 재발이 반복된다. 질병의 진행 단계별로 적절한 약제를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면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 결과가 좋아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약제를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조가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에 대한 치료 환경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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