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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갑상샘질환 전문화 20여 년, 개인 맞춤형 치료 밑거름

특성화센터 탐방 
아주대병원 갑상선암센터  

진료부터 수술 스케줄 확정까지
일주일 내 끝내는 원스톱 서비스
대기시간 단축 등 불안요소 제거



갑상샘암은 ‘착한 암’으로 불린다. 실제로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래서 ‘갑상샘암 환자가 일반인보다 오래 산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고 치료가 간단한 암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더욱 미세한 진료 프로토콜이 요구된다. 암 크기·위치·종류·병기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고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치료하느냐에 따라 환자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져서다. 갑상샘암의 개인 맞춤형 치료. 아주대병원은 9월 1일 갑상선암센터 개소와 함께 이를 구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1990년대 중반. 아주대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갑상샘 질환자를 별도로 진료했다. 병원 내부 방침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병원에선 갑상샘과 유방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진료하던 때다. 갑상샘 질환자가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다. 병원계에서는 새로운 시도였던 셈이다. 
 
이를 우려하던 주변의 목소리도 있었다. 아주대병원 갑상선암센터 소의영(갑상선내분비외과) 센터장은 “갑상샘과 유방은 서로 다른데 한 의사가 같이 보는 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병원에서 갑상샘 분야를 독립시켰다”며 “주위에서 갑상샘(환자)만 갖고 외래진료 운영이 되겠느냐고 걱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갑상샘 진료의 전문화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20여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치료 성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치료한 3546명의 갑상샘암 환자 기록을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생존율은 갑상샘암 종류별로 각각 98.1%(유두암), 93.4%(여포암), 100%(허슬세포암), 96.4%(수질암)에 달한다. 치료 후 재발이 없었던 환자 비율도 각각 86.5%, 82.2%, 100%, 72%였다. 
 
이들 수치 모두 암의 완치 기간으로 보는 5년이 아닌 10년을 기준으로 한 데이터인 데다 갑상샘암이 유독 재발을 잘한다는 점, 2010년(1994~2010년)에 집계된 자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갑상선내분비외과 김형규 교수는 “우리 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갑상샘암 진료의 전문성을 키워왔다”며 “치료 성적은 어느 병원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진료 팀워크 탄탄 
아주대병원은 명실상부한 국내 ‘빅7(건강보험급여 기준)’ 병원이다. 많은 병원이 이미 경쟁적으로 갑상선센터나 갑상선암센터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다소 뒤늦은 행보다. 이유는 따로 있다.
 
센터체제가 아닐 때도 6개 진료과(내분비대사내과·갑상선내분비외과·이비인후과·영상의학과·핵의학과·병리과) 의료진 간 협의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졌다. 5년 전부터 병원 내 갑상선연구회가 운영 중이다. 이와 별도로 격월·분기별로 의료진 간 환자 정보 공유와 치료 방향을 논의해왔다.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그동안 최상의 진료를 위해 의료진 간 정기적인 미팅을 해왔다”며 “다만 환자를 위한 결정이 충분히 빨리 이뤄지진 못했다”고 했다.
 
환자 대기시간 최소화는 센터의 목표 중 하나다. 갑상샘암도 암은 암이다. 암이 의심되거나 진단 받은 환자 입장에서 대기시간은 불안과 직결된다. 길지 않은 대기시간에도 암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은 떨칠 수 없다.
 
사실 기존에도 ‘원스톱 서비스’를 실천해왔다. 외래진료 당일 초음파검사나 필요시 조직 검사까지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했다. 이젠 일주일 안에 수술을 제외한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형규 교수는 “센터체제에서는 진료·검사·확진과 수술 스케줄 확정까지 일주일 안에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분화된 치료·수술법 
또한 센터를 통해 공고히 하려는 것은 환자 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다. 갑상샘암 치료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갑상샘을 단순히 떼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크기 1㎝ 미만의 갑상샘암을 조기암으로 본다. 4㎝ 이상인 암은 보통 양쪽 갑상샘을 모두 떼어내는 전절제술이 권고된다. 1~4 ㎝는 반절제를 많이 한다. 단 림프절 전이나 근육 침범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렇다고 획일적인 것은 없다. 암의 크기뿐 아니라 위치, 종류, 전이 여부, 침범 정도, 부작용 가능성에 따라 치료 범위가 달라진다. 때론 경과를 지켜보기도 하고 환자에 따라 갑상샘을 한쪽 혹은 전부 들어내기도 한다.
 
수술법도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귀 뒤쪽 모발선을 째 갑상샘에 접근하는 ‘후이개접근법’, 겨드랑이에 절개선을 넣는 ‘액와접근법’, 겨드랑이와 유륜 쪽에서 진입하는 ‘액와유륜접근법’, 잇몸과 입술 사이를 절개해 턱 밑으로 접근하는 ‘TONS(trans oral neck surgery)’ 등 수술 방식도 접근법도 다양하다. 수술내시경·로봇수술 등 수술 규모와 환자 선호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목소리 변화, 성대 마비 등 수술 후 후유증도 갑상샘암 치료 범위에 속한다. 영상의학과 하은주 교수는 “갑상샘 분야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개인 맞춤형 의료(personalized medicine)”라며 “똑같은 크기의 결절을 가진 환자도 치료 방법은 모두 달라지게 되고 또 그래야 한다. 아주대병원 갑상선암센터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개인화된 맞춤 치료”라고 강조했다.
   
주요 의료진 
“근거중심 치료로 환자의 신뢰 받는 센터 만들겠다”
인터뷰 소의영 갑상선암센터장

아주대병원 갑상선암센터장은 갑상선내분비외과 소의영 교수(전 의료원장)가 맡는다. 그는 갑상샘암의 권위자로 꼽힌다. 갑상샘 분야를 대표하는 두 학회인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와 대한갑상선학회의 회장을 잇따라 지냈다. 소 센터장은 갑상샘암 과잉진단 논란이 불거졌을 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태를 수습한 바 있다. 그는 센터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근거중심 치료와 환자의 신뢰를 강조했다.
 
갑상선암센터 개소의 필요성은.
“20여 년간 전문성을 쌓다 보니 1·2차 병원에서 환자 의뢰가 많다. 환자가 늘면서 시스템도 맞춰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 불만족인 대기시간을 해결하기도 해야 한다. 센터화되면 행정과 인력이 지원되는데, 최선의 진료 환경을 갖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암센터가 되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뭔가.
“6개 관련 과가 참여하는 모든 활동의 프로토콜이 짜인다. 아주대병원만의 프로토콜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일관된 진료와 연구가 이뤄질 거다. 이에 따른 성과는 여러 측면에서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진료의 큰 원칙이 있다면.
“환자에게 올바른,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진단부터 치료 과정까지 모든 의료 행위에 근거를 갖는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내가 어떤 근거와 판단 아래 경과 관찰, 검사, 수술을 받는구나’하고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 지침을 따르는 진료가 가장 정확한 진료가 아닐까. 또 의사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환자와 의사의 공감대 안에서 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센터는 그렇게 할 것이다.”
 
어떤 암센터로 만들고 싶은가.
“바람이 있다면 환자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센터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환자를 만나는 의사의 실력과 성의가 필요하다. 의학적인 경험과 지식은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 최소 10년 이상 갑상샘암을 진료한 의료진이다. 의사·간호사·행정직원의 유기적인 관계도 필요하다. 앞으로 센터가 성장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글=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사진=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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