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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한국사회 민낯 들여다보는 외국인 교수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
이만열 지음, 레드우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한국인보다 한국에 더 자부심을 느끼는 외국인이다. 여러 저작을 통해 한국 문화의 가치와 잠재력을 역설한 그가 이번에는 한국인 이름 ‘이만열’로 한국 사회를 통찰하는 책을 썼다.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에서 3년 전에 펴낸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연장선이자 확장판이라는 책의 의의가 가늠된다.
 
책에서 놀랐던 대목은 이 교수와 한국 사회의 거리다. 이 교수는 외국인의 시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 깊숙이에 들어와 우리의 내밀한 곳을 후벼 판다. 이를테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이들이 부당하게 갈취한 금액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은 22조 원이나 자원 외교에 낭비한 수십조 원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23쪽)’와 같은 진단은, 숨기고 싶은 상처를 들키고 만 것처럼 창피하고 아프다.
 
이 교수의 남다른 시선은 예리하고 깊이 있는 분석이 아니라 이 교수의 자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기꺼이 관찰자의 자리를 이탈해 내부자의 자리로 들어온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정보에 기반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63쪽)’며 한국적 저널리즘의 수립을 주장할 때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째인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 여성과 가정을 꾸린 이만열이라는 한국 사회의 내부자다.
 
그렇다고 이 교수가 한국을 위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방에 텀블러를 넣고 다니는 이 교수에게 일회용품 낭비를 부추기는 한국의 카페 문화는 끔찍하다. 성형수술을 한국의 주요 관광상품으로 육성하자는 움직임은 심오한 정신세계를 구축한 한국 문화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라고 꾸짖기도 한다. 읽고 보니 싫은 소리투성이다. 그래도 기분 나쁘지는 않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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