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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에 속도 내는 국내 편의점] '3중고(최저임금 인상, 치솟는 임대료, 점포 경쟁)' 피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CU,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이란 진출 … 글로벌 편의점 각축장 된 베트남
 
최저임금 인상, 치솟는 임대료, 치열한 점포 경쟁 등 ‘3중고’를 겪는 국내 편의점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BGF리테일과 GS25는 7월에 잇따라 해외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BGF리테일은 7월 14일 이란 현지기업과 CU에 대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고 업계 최초로 이란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CU는 계약과 동시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가맹비로 300만 유로(약 40억원)를 벌어들였다. 여기에 프랜차이저로서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얻게 된다. CU가 진출하는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를 기록할 만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아시아와 중동·유럽 대륙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지닌 데다 약 8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해 중동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동남아, 한류 영향으로 한국 기업 호감도 높아
 
지난해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은 아프리카와 더불어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꼽히기도 했다. 1인당 구매력 평가 기준(PPP) 국내총생산(GDP)이 1만8100달러(2016년 기준)에 달하지만 아직 편의점 유통채널이 전무한 상태다.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동시에 경쟁사가 없어 안정적인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CU는 가맹비를 받는 방식으로 진출하기 때문에 초기 사업·투자에 따른 적자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CU 관계자는 “투자는 현지 기업이 하고, CU는 포스·물류·상품구성 등 운영 노하우와 시스템, 프로세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계약한 이란 현지기업인 엔텍합 투자그룹 측은 “한류 영향으로 이란 내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며 “2020년 300여개, 2022년까지 1000여개 CU 매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25는 8월 중 현지 제조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 진출한다. GS리테일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직원을 현지에 파견, 구체적인 합작 비율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협의가 끝나면 연 내 베트남 호치민이나 하노이에 1호점이 들어설 전망이다. GS리테일은 10년 전인 2007년 5월 부동산 개발과 물류 서비스, 식품 가공, 임대업을 목적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이번 편의점 진출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진출에 앞서 베트남에 진출한 GS홈쇼핑의 노하우를 활용, 현지 제조 업체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 편의점(소형마트 포함) 수는 전국적으로 2000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인들은 적은 양을 자주 구입하는 소비 패턴을 지닌 데다 외식을 즐겨 편의점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연중 무더운 날씨 때문에 최신 냉방시설과 다양한 음료를 갖춘 편의점이 진출하기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 1위 사업자는 베트남 유통 대기업인 빈그룹의 빈 마트플러스로 900여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세븐일레븐이 호치민에 1호 매장을 내며 10년 내 1000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싱가포르 숍앤고, 캐나다 서클케이, 태국 B’s 마트, 일본 훼미리마트, 일본 미니스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 소매 업체에게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베트남을 거점으로 GS리테일 역시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GS리테엘은 앞서 GS수퍼마켓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바 있다. 2014년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후 2년 만인 지난해 10월 GS수퍼마켓 1호점을, 지난 3월 2호점을 열었다. 1호점은 올 1분기에만 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져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상태”라며 “95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와 더불어 인건비가 저렴해 소매점으로선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우려와 함께 최저임금 상승과 임대료 부담 등으로 점포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스기사] 이태훈 BGF리테일 해외소싱팀장 - 일본 우동, 태국 새우 편의점에서 맛본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짭짤한 크래커 사이에 달콤한 누가 크림을 바른 대만산 ‘누가 크래커’는 대만을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꼽힌다. 누가 크래커의 인기를 반영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이 과자를 직수입해 팔았다. 1차 물량 3만개는 출시 일주일 만에 동났고, 이후 CU는 아홉 차례에 걸쳐 총 100만여개를 수입해 판매했다. 이어 4월에는 일본 ‘이츠키 우동’을 수입했다. 출시 한 달 만에 첫 계약 물량 3만개가 모두 팔렸고. 출시 첫 달 대비 7월 말 기준 매출이 280% 뛰었다. BGF리테일 해외소싱팀에서 상품기획(MD) 업무를 맡고 있는 이태훈 팀장은 “일본식 우동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데 반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생우동 가공 식품은 전무한 상황이었다”며 “일본 이츠키사 담당자를 국내로 초청해 우리의 물류센터와 점포를 소개하는 노력 끝에 직소싱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차별화를 위해 그동안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 몰두했다면 최근에는 해외 인기 먹거리를 국내로 직접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며 ‘다른 편의점에는 없는’ 물건이 절실해진 때문이다. 이에 CU는 올해 초 해외소싱TF를 꾸려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해외 히트상품 발굴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에서 해외소싱팀을 운영하는 사례는 CU가 처음이다. 누가 크래커와 이츠키 우동을 성공적으로 수입한 이태훈 팀장은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연말에 출시할 상품 기획에 앞서 유럽 디저트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6개월 가량 계절을 앞서 직소싱할 상품을 정하고, 시범 출시해 시장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초기에는 국내 여행객에게 친숙한 일본·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최근에는 미국·독일 등으로 발을 넓혔다. 해외소싱팀은 지난 5개월 동안 10여개국을 다니며 30여개의 제품을 직소싱했다. 직소싱 대상은 가공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5개월 가까운 준비 끝에 지난 4월 들여온 태국산 새우가 대표적이다. CU는 우수한 품질의 새우를 직소싱해 새우도시락·새우버거 등 각종 간편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였다.
 
해외소싱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 팀장은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원재료로 만든 제품이나 생산라인을 따로 구축하기 어려운 상품을 수입 대상에 올린다”며 “누가 크래커처럼 해외 여행을 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이미 친숙한 브랜드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서 가져온 ‘자색고구마칩’의 경우 국내 제조 환경상 동일한 제품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체가 이미 생산 중이거나 제조가 가능한 제품은 제외한다.
 
때로는 가격 장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츠키 우동의 경우 2500원이라는 가격이 국내 다른 컵라면에 비해 비싸 마지막까지 고민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가져온 코코넛·자몽컵은 38%의 관세가 붙어 편의점 제품 가운데는 높은 가격(3200원)으로 책정돼 판매량이 저조했다. 이 팀장은 “편의점이라는 특성상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향후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중심으로 직소싱을 시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CU는 최근 편의점 최초로 미국 켈로그와 직소싱 협약을 체결, ‘라이스크리스피’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시범 마케팅을 거친 후 전국으로 확대 판매할 계획이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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