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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청와대 요청의 특수상황 반영안됐다", "삼성위기는 중소기업 위기"

 ‘뇌물죄·횡령죄 인정과 징역 5년의 유죄’. 주말을 앞두고 내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공판 결과에 재계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형량은 물론이고 판결문 행간에서 ‘재벌개혁’을 내세운 새 정부의 기조와 기업 연루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짐작해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제조업 영업익 30% 차지
"법원 정권 눈치봤다" 해석도

 국내 주요 경제단체 가운데 하나인 A소속 관계자는 25일 선고 직후 “기업으로선 청와대나 정부가 뭘 요구할 때 수용하지 않기가 정말 어렵지 않나”라며 “재판부가 과거 정부와 기업 간의 후진적인 관계나 상황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징역 5년을 선고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룹 총수들 역시 이런 고충을 토로했었다. 
 
 당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청와대의 (출연)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요청 앞에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이 강하다. 그런데 삼성이 5년형을 받는 걸 보니 여전히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는 선진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고 털어놨다.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표 주자”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투자와 신규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려는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우리 업계의 47.3%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관계로 엮여있다”며 “삼성 브랜드가 잘되면 많은 협력업체가 잘 나가고, 삼성이 신사업을 발굴하면 중소 협력사들에게도 큰 기회가 되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경제 구조에선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한국의 성장을 견인해야한다”며 “삼성의 위기는 곧 한국 경제와 종소기업계의 또 다른 위기”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는 “삼성은 이병철 회장때부터 반도체 투자 등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히 투자해 성공한 회사”라며 “지금이야 반도체가 잘 나가지만 이제 10년 후의 삼성을 생각해 과감히 결단을 내려줄 사람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전문 경영인 체제라고 해도 바이오나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이 정체를 겪을 수 밖에 없고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정권 눈치보기’라는 다소 격한 해석도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원도 정치적이다. 새 정부와 반기업 여론을 의식해 삼성을 타깃으로 강력한 샘플을 만든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황만 많고 법리적으로 100%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다면 기업들이 앞으로도 정권의 지지율이나 상황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정치권과 재계의 관계,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한 단계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제조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일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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