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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구원투수, 러시아로 간 강경화...러시아 우군화 이끌어낼까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하며 북핵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달 6~7일 러시아 방문에 앞서 한·러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들을 조율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제재와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데 한·러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두 시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했다.
 
강 장관은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활용해 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연방 외교부 순회대사는 지난달 평양을 방문,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기도 했다.
 
강 장관은 “러시아가 비핵화를 위해 기울여온 다양한 노력을 평가한다"며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조속히 호응하도록 건설적 역할을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 완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한다”며 호응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국제 사회가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를 제재 회피의 통로로 활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러시아 측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양 측은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주된 의제로 부상할 ▶양국 간 경제협력 기반 공고화 ▶극동개발 협력 ▶미래성장동력 확충 등도 비중 있게 논의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먼저 러시아를 방문하는 의미를 러시아도 잘 알고 매우 반기는 분위기"라며 "북핵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에서 러시아를 우군(友軍)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강 장관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보좌관도 만나 북핵 문제를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뜻을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중시하고 있으며, 북핵 불용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향후 양국 관계 발전의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최대한의 예우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북한은 주요 외화 수입원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러시아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24일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북한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엔코리안(NKOREAN)’ 여행사의 영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엔코리안은 그동안 2주일 남짓 걸리던 방북 비자 발급기간을 3~5일로 단축하고, 신변안전도 약속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24일 해관총서(관세청)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서 7월 북ㆍ중 교역액은 4억5600만 달러로 한달 전인 6월의 4억8900만 달러보다 6.7% 감소했다. 신문은 북한산 철광석 수입이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로 감소했고, 중국의 대북 휘발유 수출도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북한의 연간 수출액 규모를 3분의 1로 차단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371호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북·중 교역액이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반면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입수해 보도한 러시아 연방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의 올해 상반기 교역액은 약 6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00만 달러 보다 72.9% 증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교역액이 중국에 비해 액수는 차이가 크지만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한-러시아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한-러시아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

 
 그런 러시아를 향해 문 대통령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달 러시아를 방문하면 푸틴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행사인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푸틴 대통령은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을 위한 ‘신동방정책’을 적극적으로 표방하며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동방경제포럼도 출범시켰다. 정부는 향후 북한도 협력 파트너로 끌어들여 남ㆍ북ㆍ러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내걸고 있다. 
 
유지혜·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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