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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서 쓰고 저소득층 나눠줬는데 …” 생리대 파문에 분노한 여성들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대 부작용 관련 조사를 촉구했다. [박종근 기자]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대 부작용 관련 조사를 촉구했다. [박종근 기자]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늘 ‘원 플러스 원’(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행사를 하던 상품이 ‘릴리안’이었다. 40대 여성 A씨가 지난 1년간 릴리안을 써 온 이유다. A씨는 24일 오전 여성환경연대가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보통 한 달에 5~6일 하던 월경 기간이 올 초부터 만 하루 정도로 줄어 처음엔 폐경이 오는 건가 싶었다. 생리대가 원인일 거라고는 짐작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그만큼 스스로 내 몸을 너무 안일하게 관리해 온 것 같아 후회된다”고 했다.
 

“릴리안 제품, 1년간 쓰고 생리불순”
여성단체에 피해사례 3009건 접수
지원받던 서울·남양주 저소득층
“이제 어떤 제품 써야하나 막막”

부작용 파문이 일기 전부터 릴리안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양한 할인행사를 펼쳐 온 제품으로 유명했다. 현재 대형 마트 등에서는 더 이상 릴리안을 판매하지 않지만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5개 묶음 팩’ 등의 형식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다.
 
일부 항공사와 레스토랑에서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생리대로 릴리안을 대량 구매해 사용해 왔다. 일부 저소득층 여성에게도 생리대로 릴리안이 지원됐다. ‘싸니까’ ‘나눠 주니까’ 무심코 쓴 생리대에서 독성 물질이 발견되자 여성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독성 생리대’ 논란 전 기내에 릴리안 ‘순수한면’을 비치했던 국내 한 항공사는 최근 생리대를 다른 제품으로 신속히 교체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부작용의 진위가 확실히 밝혀진 상황은 아니지만 문제가 되기 전에 서둘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레스토랑도 손님들이 요청할 시 제공하던 ‘생리대 서비스’를 중단했다. 레스토랑 관계자는 “아직 물품이 많이 남아 있지만 괜히 손님들에게 제공했다가 욕만 먹을 것 같아 쌓아 두고만 있다”고 말했다.
 
릴리안 생산업체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8월부터 경기도 남양주 희망케어센터와 협약을 체결해 여성 2200명에게 생리대를 지원해 왔다. 그해 9월에는 서울시·대한적십자사와 생리대를 연간 100만 개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5월 남양주시로부터 ‘나눔인(人) 나눔특별기부자상’을 받았다.하지만 릴리안 부작용 논란 이후 이들의 선의는 수많은 저소득층 여성에게 불안으로 되돌아왔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동안 동 주민센터의 저소득층 가정 지원을 통해 릴리안 생리대를 지급받아 어머니·동생 등 가족 3명 모두 써 왔는데 대안이 없어 막막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피해 사례를 접수한 여성환경연대에는 총 3009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 중 월경 기간이 2일 이하로 감소한 경우가 35.8%였고 월경량이 줄었다는 응답은 85.2%에 달했다. ‘질염 등 염증 질환을 겪거나 그전보다 더욱 심한 질환을 경험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55.8%가 ‘그렇다’고 답했다.
 
24일 여성환경연대 기자회견에서 불꽃페미액션 김동희 활동가는 “‘흡수가 빠르고 자극이 적다’는 광고와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릴리안을 썼는데 그 결과는 생리통·생리불순이었다. 생리대의 성분을 다룬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이번 사태를 일회용 생리대 전반의 문제로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생리대 품질 기준 항목에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각종 유해화학물질을 포함시키고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저소득 여성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생리대 중 릴리안 제품을 환불·교환토록 했다. 지난해 구매한 20만 명분(1인당 3개월 치 108개 기준)의 생리대 중 7만 명분이 릴리안 제품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최근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생리대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25일에는 산부인과 전문의, 소비자단체 등과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생리대 안전관리 조치 사항을 논의한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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