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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김정은의 ICBM 야욕, 남태평양에서 내년 초 완성”

북한이 초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2형으로 미국령 괌을 포위사격한다는 계획이 미국의 강공으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미사일 욕망은 이미 멈출 수 없는 상태다. 북한이 지금까진 동해에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젠 태평양으로 분출하는 상황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능력을 미사일 전문가 권용수 교수와 분석해 봤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권 교수는 최근 국방대에서 정년 퇴직했다.
  

김정은, ICBM 기술 전격 공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ICBM 소재 4D탄소 기술 보유
탄소섬유는 중국서 불법 수입

북 ICBM 남태평양으로 쏠듯
내년 초 한반도 운명 불확실

북한은 스커드(사거리 340㎞)와 노동미사일(1300㎞) 수준에서는 이미 실전적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IC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선 아직도 완전한 검증을 받지 못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ICBM과 IRBM 분야에서도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지난 23일 관련 시설과 세부내역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등장하는 미사일은 화성-13형과 북극성-3형이었다. 화성-13형은 2012년 4월 열병식에 모형으로만 등장했던 초기 ICBM급인 KN-08로 그동안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북극성-3형은 처음 나온 명칭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개량형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들 미사일을 과감히 노출시킨 것은 자신감의 표시로 보인다. 사진 속에는 ICBM 탄두의 재료인 ‘탄소복합재료’의 특성도 있었다. ICBM이 외기권에서 공기가 많은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7000∼8000도의 온도와 고압에 견디는 탄두의 껍데기에 사용된다. 김정은 앞의 벽면에 부착된 표에는 이 재료의 밀도와 당김세기(인장강도), 플라즈마 침식 속도 등이 적시돼 있다. 플라즈마 침식 속도는 ICBM 탄두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고온과 고압에서 플라즈마 상태가 되는데 이때 탄두 표면이 깎여 나가는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ICBM의 대기권 진입 기술의 핵심이다.
 
특히 ‘4D탄소’는 탄소섬유를 네 방향으로 감아 만든 최신기술이다. 표에 제시된 탄소복합재료의 밀도(1.85㎏/㎥)로 보면 ICBM의 대기권 재진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북한은 이 탄소섬유를 지난해 발사한 북극성-1형에도 사용했던 것으로 사진 판독 결과 확인됐다. 지난달 말 동해로 발사했던 화성-14형도 탄소복합재료를 사용해 만든 탄두로 대기권 진입에 성공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 미사일은 해상 고도 3~4㎞까지도 포착됐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탄소섬유와 생산설비는 수출을 통제하는 전략물자”라며 “생산시설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외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탄소섬유와 이를 생산하는 설비가 중국 또는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불법 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고민은 이처럼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면서 ICBM의 기술수준을 과시했지만 실제 환경에서도 구현되느냐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보여준 ICBM 관련 수치가 그들의 목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따라 북한은 그동안 ICBM을 극히 비정상적인 높은 각도로 동해의 좁은 바다로 발사하는 것에 머물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ICBM을 실제 거리에 가까운 해상으로 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괌을 향해 ICBM을 발사하면 미국이 대응공격에 나서기 때문에 괌과 다소 떨어진 해상으로 쏠 것으로 예상된다. 지도로 보면 북한이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장소는 하와이와 괌 사이의 남태평양 공해상일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미국은 북한의 ICBM을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또 미국의 요격 명분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북한은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미사일 공방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북한은 ICBM 능력을 실현할 수 있다. 권 교수는 북한이 반년 뒤엔 ICBM 능력을 완전히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ICBM 핵탄두의 제작 능력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위치한 제임스 마틴 센터의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으로 있는 제프리 루이스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권위자다. 그는 200∼300㎏ 무게의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 루이스 소장은 핵탄두의 크기도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직경 60㎝ 수준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이미 세 번 실시한 플루토늄 핵실험의 결과 자료로 10발 이상의 핵탄두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초면 북한은 핵장착 ICBM을 실전 배치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마지막 인내선인 레드라인을 넘게 되는 것이다. 북한이 끝까지 ICBM의 실전배치를 추진하려 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예방적 선제타격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한미연합사 해체와 주한미군의 대폭 감축 또는 철수로 이어지는 미·북 평화협정 체결도 배제할 수 없다. 이때부터 한국의 운명은 가늠할 수 없게 된다.
 
북한의 또 다른 비장의 카드는 대함탄도미사일(ASBM)인 화성-17형이다.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동해와 남해 등으로 진입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이 미사일을 개발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ASBM은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ER(1000㎞)에 글로나스(러시아형 GPS) 위성항법장치와 정밀 유도장치를 추가로 설치해 정확도가 수m로 정교해졌다고 한다. 북한이 미 항모의 위치만 파악하면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무인정찰기를 띄워 항모 위치를 파악한 뒤 북한의 ASBM과 기능이 유사한 둥펑-21D로 공격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4월 동해로 발사한 4발의 스커드-ER을 ASBM 실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ASBM을 무인기와 함께 작전에 투입하면 유사시 미 항모는 제주도 이북 해역으로 진입이 곤란해 작전수행에 결정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북한의 무인기 운영에 한계가 있다.
 
북한이 기존의 구형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개량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판단됐다. 1990년 전후로 생산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정확도가 500m~1㎞ 이상이다. 그러나 이 미사일에 글로나스 위성항법장치를 추가로 장착하면 정확도가 100m 이내로 들어온다. 권 교수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을 개조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700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북한의 급속한 핵과 미사일 성숙도로 볼 때 앞으로 불과 반년 이내에 한반도는 심각한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정부가 위기상황에 대비한 모든 옵션을 준비해야 함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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