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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대북 제재…북한, 지난해 러시아가 압수한 아라미드 섬유와 유사한 재질로 미사일 제작 가능성

김정은 노동위원장이모터 케이스(고체 엔진 로켓 추진체를 담는 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노동위원장이모터 케이스(고체 엔진 로켓 추진체를 담는 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노동위원장이 지난 23일 국방연구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는 북한의 관영매체들의 보도와 관련, 대북 제재망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여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어 북한으로 수출이 금지된 전략물자들이 버젓이 보도사진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러시아 세관이 지난해 압수한 아라미드 섬유. 북한은 당시 이 섬유를 밀수하려다 적발됐다. [사진 마이클 두이츠먼 트위터]

러시아 세관이 지난해 압수한 아라미드 섬유. 북한은 당시 이 섬유를 밀수하려다 적발됐다. [사진 마이클 두이츠먼 트위터]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소의 마이클 두이츠먼 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살펴본 구릿빛 모터 케이스(고체 엔진 로켓 추진체를 담는 용기)를 분석한 결과 대북 제재 품목에 오른 아라미드 섬유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라미드 섬유는 나일론보다 질기고 철보다 튼튼하지만, 가볍고 내열성이 뛰어나다. 방탄복의 재료로도 쓰인다.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식적으로 아라미드 섬유를 외국에서 사올 수는 없다.
 
두이츠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 러시아로부터 아라미드 섬유를 밀수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당시 러시아 세관은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북한으로 밀반출하려는 40㎏짜리 아라미드 묶음 8개를 압수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정황으로 봐서 (북한이 아라미디를 들여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위원장이 필라멘트 와인딩 머신을 만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노동위원장이 필라멘트 와인딩 머신을 만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이 ‘고강력 섬유’로 모터 케이스를 만들 때 사용한 기계를 만지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는 필라멘트 와인딩 머신(섬유를 감아 직물처럼 짜는 기계)”이라며 “대북 금수품목으로 제3국을 통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연구원 화학재료 연구소를 시찰하고 있다. 왼쪽 빨간 네모 안에 화성-13형 설명이 담겨 있다. 오른쪽 빨간 네모 안에는 북극성-3형 설명이 들어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연구원 화학재료 연구소를 시찰하고 있다. 왼쪽 빨간 네모 안에 화성-13형 설명이 담겨 있다. 오른쪽 빨간 네모 안에는 북극성-3형 설명이 들어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또 벽에 걸린 설명도를 통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3형의 구조를 공개했다. 북극성-3형은 2단, 화성-13형은 3단 미사일로 그려졌다. 
 
위 사진에서 화성-13형 부분 확대한 것.  [네이선 헌트 트위터]

위 사진에서 화성-13형 부분 확대한 것. [네이선 헌트 트위터]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ㆍ기계공학부 교수는 “모터 케이스는 북극성-3형의 부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 기술, 특히 대기권 재진입에 필요한 소재 기술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진입 기술은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선지를 판단하는 근거다. 
 
위 사진에서 북극성-3형 부분 확대한 것. [연합뉴스]

위 사진에서 북극성-3형 부분 확대한 것. [연합뉴스]

이에 대해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재진입에 필요한 소재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는지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상당히 빠른 속도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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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