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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얼마나 더 갈까? 국민 평균 예상은 25.7년

서울 중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해 신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중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해 신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앙포토]

회사원 정모(32·서울 성동구)씨는 올해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회사 동료나 친구들을 돌아봐도 결혼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아이가 있는 집도 '둘째'를 찾아보기 어렵다. 박씨는 "TV 뉴스나 신문을 보면 저출산 기사가 많이 나와서 심각한 문제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려면 집도 구해야 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아직까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국민 대부분은 '인구 절벽'을 체감하지만, 해결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4일 이러한 내용의 '저출산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4~18일 전국 20~59세 남녀 1000명을 온라인 설문했다.
국민의 72.8%는 평소 저출산 문제를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구보건복지협회]

국민의 72.8%는 평소 저출산 문제를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구보건복지협회]

  응답자의 72.8%는 저출산 현상을 평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이 피부로 느껴지는 이유는 '결혼·출생아 수 감소'(65%)와 '초·중·고교 학생 수 감소'(60.2%)가 가장 많이 꼽혔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30만명대로 추락할 것으로 보이는 신생아, 늘어나는 학교 교실의 빈자리 등이 국민에게도 위기로 다가오는 셈이다.
 
 저출산 원인으로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64.3%)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가 미흡한 점(33.3%)이 그다음이었다. 경제적 여유도 없고, 시간적 여유도 없으니 아이를 낳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20~30대는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환경이 안 된다는 불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결혼과 출산은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따른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장 많이 꼽혔다. [중앙포토]

결혼과 출산은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따른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장 많이 꼽혔다. [중앙포토]

  저출산이 오래 이어지면 국민 생활에 미칠 영향은 뭘까. 대부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집약됐다. 국민연금이 고갈되면서 연금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74.1%)와 복지 정책 확대로 세금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71.3%)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반면 입시 경쟁 완화(14.7%), 취업 기회 확대(4.2%) 등 긍정적인 예상은 적었다. 젊은 층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노인이 늘어나 연금·세금 체계가 흔들릴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한 것이다.
저출산 문제 해결 가능성을 묻자 10명 중 8명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자료 인구보건복지협회]

저출산 문제 해결 가능성을 묻자 10명 중 8명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자료 인구보건복지협회]

  정부는 절벽 해소에 10년 넘게 100조원을 투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4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인구 절벽 해소를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의 생각은 정부의 '의지'와는 결이 달랐다. 응답자의 81.9%는 저출산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앞으로 저출산 현상이 평균 25.7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2년 시작된 초저출산 상황이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저출산 해소에 필요한 정책으로는 '출산·육아 지원 확대'(50.4%)가 가장 많이 꼽혔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충분한 지원과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요구 사항은 연령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직장 생활이 많은 30대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문화 개선'(47.5%), 결혼을 앞둔 자녀가 많은 50대는 '결혼·가족 가치관 등 인식 개선'(37.8%)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 
 육아휴직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제시된 '부모보험제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부모보험은 출산휴가·육아휴직 기간에 소득을 보장해주는 사회보험을 말한다. 현재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만 지급된다. 영세 업종 종사자, 임시·일용직 등은 제외된 상태다. 이런 간극을 줄여 모든 부모가 출산휴가·육아휴직에서 지원을 받게 하는 제도가 부모보험이다. 부모보험 도입에 10명 중 8명(80.8%)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다만 보험료를 개인이 부담하는 것에는 절반이 조금 넘는 51.7%만 찬성했다. 제도에 대한 호감도와 비용 부담 의지 간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문제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저출산에 대한 국민 인식과 요구를 바탕으로 정책이 마련되고 적극적인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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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