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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내건 문재인, 마초 강조 푸틴…상극의 두 정상, 또 만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직접 커피를 챙겨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직접 커피를 챙겨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달초 시베리아의 호수에서 웃통을 벗어젖힌 채 휴가를 즐기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

이달초 시베리아의 호수에서 웃통을 벗어젖힌 채 휴가를 즐기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연합]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한 문재인 대통령과 극동개발부를 신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6~7일 만나게 될 장소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푸틴 대통령과 한ㆍ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24일 오후 한ㆍ러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한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스타일이 상극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탈권위와 대국민 소통을 전면에 내걸며 ‘셀프 커피’까지 보여줬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웃통을 벗은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며 ‘강한 러시아’를 이끌 스트롱맨 대통령을 강조해 왔다. 소통 대통령과 마초 대통령으로 정반대다.  
하지만 두 대통령은 이면에선 서로를 필요로 하는 교집합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7월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동안 열린 양자회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문 대통령은 당시 양자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당신을 1년에 ‘한 번 이상’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건넸고 그 말을 들은 푸틴 대통령은 호탕하게 웃었다고 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참모진에게 “여러 나라 정상들과 통화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시원시원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역대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보통 미국, 중국, 일본을 다녀온 뒤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동방경제포럼은 푸틴 대통령이 특히 공을 들이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3기를 맞이한 지난 2012년부터 극동ㆍ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는 ‘신동방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전담할 ‘극동개발부’를 신설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와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이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 주관으로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문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에 적극적이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선 러시아 등 북방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이 통과됐다. 위원장에 내정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한ㆍ러 경제협력과 남ㆍ북ㆍ러 경제협력을 분리해서 추진한다는 생각”이라며 “연해주 지역 대규모 농업투자부터 자루비노 항만 개발, 북극항로 공동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북한도 협력 파트너로 끌어들여 남ㆍ북ㆍ러 경제협력을 통한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송 의원은 “시베리아 가스전에서 북한을 거쳐 남한까지 이르는 가스관 사업에 미국이나 일본 등이 다같이 참여할 수 있다면 북한 체제 보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처한 국내ㆍ외 정치 상황으로 인해 극동 개발이 필수”라며 “중국에 대해선 견제 심리, 일본과는 쿠릴 열도 분쟁으로 인한 거부감이 있어 한국의 투자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한국과도 교집합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미빛 전망만을 낙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자본 규모에서는 중국에, 기술 측면에서는 일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한ㆍ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등 안보 현안에 대한 공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중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를 둘러싸고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주러시아(2011~2015) 대사를 지낸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는 “북핵 문제가 잘 풀렸으면 북한의 나진항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물류 협력사업도 탄력을 받았을 것”이라며 “러시아 지역의 극동개발을 위해서도 북핵문제를 잘 풀어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을 것이고 그같은 제안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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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