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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치바이스 공부법

박정호 논설위원

박정호 논설위원

‘개천에서 용 난다’가 떠올랐다. 중국 미술가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의 국내 첫 대규모 전시를 보고 나서다. 10월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부제는 ‘목장에서 거장까지’. 빈한한 농가에서 태어나 20세기 미술의 최고봉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역정이 확연하다. 이번에 나온 작품 값만 얼추 1500억원. 하지만 돈은 둘째 문제다. 전시장은 커다란 공부방 같다. 예술을 향한 작가의 정진이 도드라진다. 나름 ‘치바이스의 공부법’을 정리해 봤다. ‘계층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아우성이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다가왔기에….
 
① 반복=독일 속담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bung macht den Meister)’는 옳았다. “가난한 집 아이가 잘 자라 출세하기란 진정 하늘에 오르는 것만큼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고 말한 치바이스는 어려서부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목수에서 출발했지만 주변에서 빌려 온 시집과 화집을 외우고 외우고, 베끼고 베껴 썼다. 전각(篆刻)과 시서화(詩書畵)에 통달한 전방위 작가로 성장했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 배고픈 사람이 먹이를 찾듯 독서와 각인(刻印)에 한순간도 손을 떼지 않았다”고 했다.
 
② 현장=암기·모방은 시작이다. 그다음은 자기만의 세계다. 치바이스는 골방에서 나왔다. 대자연이란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마흔 무렵부터 중국 곳곳을 돌았다. 서책에서 볼 수 없는 살아 있는 세상을 받아들였다. 전통은 지키되 관습은 버렸다. 예나 지금이나 큰 학자의 연구실은 생동하는 현장 아닐까. 혁신은 그곳에서 나온다. 치바이스는 “산수를 그릴 때 선인들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롭게 구상했다”고 털어놓았다.
 
③ 이웃=새우·게·개구리·쥐·병아리·배추·당근·호박·오이 등 치바이스의 그림은 친근하다. 옛 문인화의 매란국죽(梅蘭菊竹) 자리에 흔하디흔한 물건이 주인 노릇을 한다. 이웃에 대한 애정이랄까, 작가는 생활과 분리된 그림을 멀리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놔두고 신기한 것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사진작괴(捨眞作怪·본질을 버리고 괴이함을 지어냄)”라 했다. 예술도, 과학도, 정치도, 경제도 목적지는 다르지 않을 것. 작가는 이를 ‘평화’ 한마디로 압축했다.
 
박정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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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