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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익 제쳐두고 정상회담에 급급해선 안 돼”

한·중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플레이어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북한을 자꾸 싸고도는 중국을 한국은 이해하기 힘들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미국 말만 듣는 한국이 중국은 야속하다.
 
국제정치 전문가 25명은 이를 ‘구조적 한계’라고 설명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한·중 간 안보 이해관계에서의 대립은 구조적인 것”이라며 “중국의 지지를 받겠다는 환상이나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의 향후 25년과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를 위해선 냉정한 현실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장기적 안목으로 ‘북핵 해결 이후의 한반도’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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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북핵 문제 해결이 한·중뿐 아니라 중·미 및 한·미 관계에도 득이 된다는 생각을 중국이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을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 강화를 막는 완충지대(buffer zone)로 인식하는데, 핵이 없는 북한도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한·미·중 3국이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중국의 우려를 없애려면 통일 한국의 군사적 위상, 즉 주한미군의 휴전선 이북 주둔 여부나 지상군 철군 여부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해 합의점을 미리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중 전략대화가 가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남 고려대 중국연구센터장도 “한국은 한·미 동맹의 지원하에 일방적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중국이 ‘북한 붕괴 시 생길 전략적 손실’을 걱정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완전 배치와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결정하면서 미·중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듯 보였던 ‘줄타기 외교’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중국에는 사드 배치 결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미국에는 한국이 약속을 어길 수 있다는 불신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는 “미·중 사이에서 그때그때 편의적이고 임시방편식으로 대응해 어려운 순간을 모면하려 하면 신뢰 문제가 생겨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우리의 지향점을 먼저 정한 뒤 이에 맞춰 일관되고 완성도 높은 조치들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교 25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중 구상이 틀어졌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실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정치적 상황을 의식해 너무 서두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정상회담이 늦어져도 실무 접촉면만 유지하면 되지 국익을 제쳐두고 정상회담을 잡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중-일-러라는 통상의 방문 순서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문 대통령이 급히 방중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신호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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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