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데라우치 총독이 옮긴 ‘청와대 석불좌상’ … 경주 시민 “고향에 돌려달라”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석불좌상’. [사진 청와대]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석불좌상’. [사진 청와대]

청와대 안에 있는 전통가옥 침류각 뒤편 샘터에는 불상 하나가 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4호인 ‘석불좌상(石佛坐像)’이다. 높이는 약 1m, 제작 시기는 8~9세기로 추정된다. 잘생긴 용모 덕에 ‘미남 부처’라 불리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현재 자리에 있었다. 최근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석불좌상을 본래 있던 경북 경주시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는 22일 성명을 내고 “청와대 석불좌상을 본래 있던 경주시로 즉각 반환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필요한 조치를 관련 기관에 직접 지시하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 불상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병탄(1910년)된 지 2년 뒤인 1912년 경주를 찾은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초대 총독에 의해 서울로 옮겨졌다.
 
총독은 당시 경주금융조합 이사인 오히라 료조(小平亮三)라는 일본인의 집 정원에서 이 불상을 봤다. 그 전에 불상이 어디에 있었던 것인지는 주장이 엇갈린다. 경주 남산,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경주시 도지동의 사찰 유덕사(有德寺) 또는 이거사(移車寺)에 있었다는 연구들이 있다.
 
총독이 불상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눈치챈 오히라는 서울 남산에 있었던 총독 관저로 불상을 옮겼다. 이렇게 고향을 떠나게 된 불상은 27년 총독부 관저(현 청와대)를 새로 지으면서 다시 자리를 옮겨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
 
이 불상은 청와대 경내에 있다 보니 세상 사람들로부터 잊혔다. 그러다 이 불상의 존재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94년이었다. 구포역 열차전복사건,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건, 서해 페리호 침몰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등 대형 참사가 잇따라 일어나던 때였다.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경내 불상을 모두 치워버린 것이 원인이라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그러자 청와대는 고심 끝에 그해 10월 2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불상이 제자리에 있음을 공개했다.
 
불상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면서 경주시로의 반환 문제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2000년대 경주시 문화재 전문가들과 문화단체들은 석불좌상의 존재를 시민에게 알리고 경주시로의 반환운동에 들어갔다.
 
해외로 밀반출된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한 사례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국내에서 함부로 옮겨진 문화재에 대한 반환 요청은 이례적이다. 박승규 영남문화재연구원 원장은 “국내에서 본래 위치를 찾지 못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함부로 옮겨진 문화재가 제자리에 돌아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불상이 현재 청와대 경내에 있지만, 관리는 문화재청에서 하고 있다”며 “문화재의 안전한 보존을 가장 우선시하면서 문화재청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위문희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