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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최고 호러영화30] ③ 살벌한 괴물도감

[매거진M] 늦더위를 달랠 위험한 초대장. 2010년 이후 최고의 호러 영화 30편이다. 완성도는 둘째, 일단 무섭고 살벌하고 재밌는 영화로 리스트를 꾸렸다. 최근 다시 유행하는 오컬트부터 사회성 짙은 호러영화까지 여러 갈래를 나눴으니 취향에 따라 즐기거나 피하면 되겠다.  
 
살벌한 괴물도감
악마나 귀신만이 공포영화의 주역은 아니다. 공포심만큼 혐오감을 유발하는 크리처를 모았다.
 
※ 감독 | 제작연도 | 등급
※ 비명 유발 | 피가 철철 | 영화의 참신함 (100점 만점)
 
피라냐
'피라냐'

'피라냐'

알렉상드르 아야 | 2010 | 청소년 관람불가
비명 유발 50점 | 피가 철철 100점 | 영화의 참신함 60점
 
우리가 알고 있는 육식성 물고기가 아니다. 200만 년 전 중석기 시대부터 생존해 온, 무시무시한 고대 피라냐 무리다. 호수 바닥에 생긴 지진으로 고립된 심해 동굴을 벗어난 이들은 칼날 같은 이빨과 무시무시한 식성으로 인간을 비롯한 먹잇감의 살점을 깨끗이 발라먹는다.
 
원작 ‘피라나’(1978, 조 단테 감독)에 비하면 꽤 진보했지만, B급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머금은 조악한 CG가 일품. 황당할 정도로 잔인한 고어 묘사는 끔찍하다 못해 헛웃음까지 날 지경이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피라냐떼의 살육 장면 외에, 흥겨운 선상 파티와 비키니 입은 미녀들의 모습도 볼거리다. 하이라이트는 호숫가에서 열리던 수중 페스티벌에 참석한 사람들이 갑작스레 피라냐 습격을 받는 클라이맥스 장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스릴과 역겨움을 선사할 것이다.
 
 
강시:리거모티스
'강시:리거 모티스'

'강시:리거 모티스'

주노 막 | 2013 | 청소년 관람불가
비명 유발 70점 | 피가 철철 75점 | 영화의 참신함 85점
 
1980~90년대 홍콩 공포영화를 주름잡던 중국산 몬스터, 강시(僵尸). ‘주온’(2002)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홍콩 공포영화 ‘강시:리거모티스’는, 지난 수십 년간 중국 정부의 검열 통제로 크게 위축된 강시영화 장르에 새로운 물꼬를 튼 작품이다. 귀신들린 공동주택에 이사 온 한물간 강시영화 스타 전소호(전소호)의 이야기로, 어릴 적 강시 영화를 보고 자란 30~40대 관객이 친근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기억하는 강시 캐릭터를 무척 파괴적이면서 두려운 존재로 묘사했다.
 
양팔을 들고 껑충껑충 뛰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갈퀴 같은 손톱과 초인적인 괴력으로 희생자의 팔을 뼈째 뽑아버릴 만큼 잔혹하다. 비단 강시영화의 공식뿐 아니라, 오래 전 강시영화로 인기를 누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등 강시영화 장르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한 공포영화. 쌍둥이 처녀귀신까지 등장, 관객의 심장을 단단히 죈다.
 
 
부산행
'부산행'

'부산행'

연상호 | 2016 | 15세 관람가
비명 유발 70점 | 피가 철철 55점 | 영화의 참신함 75점
 
‘28일 후’(2002, 대니 보일 감독) ‘나는 전설이다’(2007,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를 잇는, ‘전력 질주’형 좀비들. 바이오회사의 화학 유출 사고로 탄생한 ‘부산행’의 국산 좀비들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를 장악하며, 살아남은 승객들에게 절대적 공포를 선사한다. 마치 시체로 된 파도처럼 움직이는 좀비 떼들은 달리기 속도만큼이나 전염성에서도 무서운 스피드를 자랑한다. 일단 한 번 물리면, 불과 수 초 만에 춤추듯 사지를 기괴하게 뒤틀며 혐오스런 좀비로 변신하기 때문.
 
‘국내에서 좀비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뒤집고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실사 영화. ‘부산행’의 앞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서울역’(2016, 연상호 감독) 또한 몸서리치는 섬뜩함과 더불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팔로우
'팔로우'

'팔로우'

데이비드 로버트 밋첼 | 2014 | 청소년 관람불가
비명 유발 40점 | 피가 철철 60점 | 영화의 참신함 90점
 
남자친구와 자고 나서부터 열아홉 살 제이(마이카 먼로)를 따라다니는 수수께끼의 존재들. 백발의 노파부터 어린 소년에 이르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것’은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지구 끝까지 저주에 걸린 당사자를 쫓아와 잔혹하게 살해한다. 멀리서 스크린 정면을 향해 좀비처럼 느릿느릿 다가오는 ‘그것’들의 모습은 몹시 낯설면서도 섬뜩하다.
 
이들을 떨쳐낼 유일한 해결책은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고 그에게 ‘그것’의 저주를 떠넘기는 것. 귀신도 괴물도 아닌 독특한 크리처로 저예산 공포영화의 한계를 슬기롭게 극복한 ‘팔로우’.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그것’과의 처절한 사투는 홀로 성장기의 변화를 감당해야 하는 10대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상징하는 은유다. 열린 결말로 유명한 마지막 엔딩을 눈여겨볼 것.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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