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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얼마나 죌까, 잭슨홀에 쏠린 눈

미국 와이오밍주 그랜드 티턴(Teton) 국립공원의 잭슨홀(Jackson Hole). 매년 8월 말 이곳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가 세계금융시장에 전하는 메시지가 전파된다.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찬회’라고 할 수 있는 잭슨홀 미팅이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미팅은 24~26일(현지시간) 열린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경제학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통화 정책과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1982년 ‘인플레 파이터’로 불리던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참석하며 세계 경제의 주요 이벤트로 격상된 잭슨홀 미팅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며 주목을 받았다. Fed와 ECB 수장이 잭슨홀에서 통화 정책의 방향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잭슨홀에서 세 차례의 양적완화(QE) 방침을 밝히며 세계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2014년 드라기 ECB 총재도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 완화 정책을 예고한 뒤 이듬해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로 재정 위기에 시달리던 유로존 경제 구하기에 나섰다.
 
잭슨홀 미팅을 지켜보는 올해의 관심사는 “양적완화 잔치는 끝났다”는 중앙은행 총재들의 선언이 나올지 여부다. 금융위기로 수렁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하기 위해 각국이 통화 공급의 수도꼭지를 푼 뒤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가 이어졌다. 수익성을 찾아 떠도는 자금은 신흥국 시장에 유입됐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도 과열됐다. 중앙은행의 자산도 급격하게 팽창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영국·스위스·스웨덴 등 6개 주요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이 15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 자산을 사고 돈을 풀면서 현재 보유 자산이 금융위기 발행 이전의 4배 규모로 늘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중앙은행이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 첫 번째 중요한 길목이 이번 잭슨홀 미팅이 될 전망이다. Fed와 ECB는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완화됐던 통화정책의 정상화 방안을 고민하는 눈치다. 옐런 Fed 의장은 그동안 연내 적절한 시점에 Fed가 보유한 자산을 줄이고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시장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드라기 ECB 총재다. 지난 6월 ‘유로존판 잭슨홀 미팅’인 ‘ECB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여겨져서다.
 
‘양적완화 되감기’라는 전례없는 실험을 앞둔 시장의 불안감이 무색하게 옐런과 드라기의 맥빠진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기 지표가 둔화하는 데다 물가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탓에 Fed의 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어서다. 드라기도 잭슨홀 미팅에서는 입을 다물 수 있다는 예상도 이어진다. 6월 양적완화 축소 발언으로 유로화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령였기 때문이다.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도 잭슨홀 미팅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 정책의 변화가 기준금리 인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통화 정책 패의 상당 부분이 나온 데다 한은과 정부가 정책 공조를 해왔고, 이주열 총재의 임기 등을 감안하면 10~11월 금리 인상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이를 위해 8월 금통위에서 금리와 관련한 입장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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