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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계기 중국 의존도 줄이고, 품질·기술력으로 승부를”

KOTRA 주최로 22일 한중 수교 25주년 ‘포스트 사드 시대’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황재원 KOTRA 동북아사업단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신인섭 기자]

KOTRA 주최로 22일 한중 수교 25주년 ‘포스트 사드 시대’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황재원 KOTRA 동북아사업단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신인섭 기자]

1992년 8월 24일 한국이 중국과 수교한 이후 양국은 경제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25년간 한·중 교역은 약 33배로 늘었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사드 갈등으로 교류가 주춤하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면서 양국의 경제 관계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KOTRA 는 한·중 경제관계 25년을 되짚어 보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포스트 사드 시대, 한·중 미래협력을 말하다’ 좌담회를 개최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0.3%P 하락 요인
평창올림픽 계기 분위기 전환 기대

한국·중국 수직적 분업구조 해체
사드 해결돼도 대중 무역 첩첩산중

갈등·협력 반복 ‘뉴 노멀’ 시대 준비
중국 약한 R&D·마케팅 파고들어야

좌담회에는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문일현 중국 정법대 객좌교수, 백권호 영남대 경영대학장,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경사무소장, 윤원석 KOTRA 정보통상협력본부장,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황재원 KOTRA 동북아사업단장(이상 가나다순)이 참석했다.
 
그간 중국은 한국 경제에 어떤 존재였나.
▶김시중="중국은 한국에 기회였고 행운이었다. 단순 임가공 공장을 옮기고, 소재 부품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한국 산업의 체질이 개선됐다. 하지만 그 결과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로 인한 잠재적 위험이 사드 사태로 현실화된 것이다.”

▶한우덕="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도 중국 수출이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치적 리스크가 밀려오면 중국이 계속 한국 경제의 우군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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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에 따른 피해가 어느 정도 되나.
▶양평섭="무역보다는 투자, 투자보다는 관광과 문화 콘텐트 분야에서 피해가 크다. 롯데 등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은 판매 부진으로 고전 중이다. 자동차·휴대전화 등 소비재는 협력업체까지 어려움이 전가되고 있다. ”

▶김시중="이런 것을 종합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약 0.3%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행히 중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 갈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이다.”

▶박근태="장기적인 리스크가 걱정이다. 한국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그간 한국 상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로 덕을 본 게 많았는데, 앞으로는 되레 나쁜 이미지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간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양평섭="사드 갈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경제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줬다. 현지 진출기업의 준법 경영도 중요하다. 중국 사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과 전략 변화의 계기가 됐다.”

▶윤원석="사드 보복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남 아 등으로 수출 노선을 변경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황재원="중국 내에서 한국 기업과 교류가 많은 지역·집단은 사드 갈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그만큼 중국도 한국 의존도가 낮지 않다는 얘기다. 중국이 강경하게 나올 때 한국도 찌르면 아프다는 ‘고슴도치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사드 문제는 언제쯤 풀릴까?
▶이문형="사드 문제는 한·중 관계뿐 아니라 미·중 관계와도 얽혀 있다. 당분간 완화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문일현="사드는 한·중 간의 전략적인 문제로, 서로 양보가 힘들다. ”

▶이희옥="올해말 중국 공산당 19차 전당대회 직후 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분위기는 전환될 것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감도를 부분적으로 낮출 수도 있다.”
 
한국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양평섭="중국이 수출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중국이 가지고 있지 못한 중간재·투자재를 갖고 있었다. 중국산에 비해서는 품질·기술이 앞섰고, 다국적 기업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이 싸다 보니 인기가 좋았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권호="과거처럼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던 중국이 아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가, 공급 측면에서는 서비스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며 기존 한국─중국의 분업구조가 해체됐다. 사드 갈등이 해소되더라고 한국 기업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다.”

▶이문형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2013년 이후 하락세다. 이제 협력보다는 경쟁하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도 다양한 진입장벽을 치면서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그럼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윤원석="중국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진율을 높여야 한다. 이번 사드 갈등에도 피해를 입지 않은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제3국으로 수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첨단 부품들이다. 중국이 한국산을 끊으면 비싼 독일·일본 제품을 써야 하는데, 이러면 중국의 ‘중저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우리가 이런 제품을 많이 만든다면 중국이 한국을 섣불리 건드릴 수 없다.”

▶한우덕="이제 한국을 내세워서 물건을 팔던 시절은 지났다. 중국인의 관점에서 중국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국은 수입 중간재 대신 자국 중간재를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이른바 ‘홍색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측 협력 파트너들과의 단단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문형="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에서는 부족하다. 이런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과 제도적 협력관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상호 이익 분배 시스템이 확실해야 하고, 수직·수평적 결합을 활성화하는 전략적 제휴도 늘려야 한다. 상호 지분 교환이 그런 방법 중 하나다.”

▶박근태="과거 중국·일본의 영토분쟁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 일본 기업들의 손실이 컸다. 그러나 품질과 기술력으로 다시 회복했다. 결국 브랜드의 힘과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향후 한·중 관계 어떻게 형성될까.
▶이희옥="과거의 한·중 관계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는 새로운 양자관계가 정립될 것이다. 이른바 ‘뉴 노멀’ 과정이다.”

▶백권호="따지고 보면 사드 갈등은 중국과 한국이 서로를 보는 관점의 불일치 문제다. 한·중관계 2.0시대를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정리=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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