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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30 방콕에 가면 현지인처럼 놀아라

방콕은 시장의 도시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수산시장 콴리암.

방콕은 시장의 도시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수산시장 콴리암.

태국 수도 방콕은 사실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도시예요. 방콕의 정식 명칭은 ‘끄룽 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 해석하자면 ‘천사의 도시, 위대한 도시, 영원한 보석의 도시, 인드라 신의 난공불락의 도시, 아홉 개의 고귀한 보석을 지닌 장대한 세계의 수도, 환생한 신이 다스리는 하늘 위의 땅의 집을 닮은 왕궁으로 기쁨이 가득한 도시, 인드라가 내리고 비슈바카르만이 세운 도시’예요. 거창한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방콕은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한 도시라고 생각해요.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은 방콕을 어떻게 즐길까요? 현지 친구들을 따라서 방콕 현지인들의 주말을 엿보기로 했어요. 

여유로운 방콕의 아침 풍경

여유로운 방콕의 아침 풍경

태국은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세계에서 가장 독실한 불교국가에요. 그래서 대부분 아침에 스님에게 탁발을 하며 하루를 시작해요. 탁발은 스님들이 음식을 공양 받아서 다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불교 의식을 말해요. 특별한 탁발 의식이 있다고 해서 아침 일찍 방문해 보았어요. 콴리암 수상 시장(Kwan Riam Floating Market)에서 진행하는 아침 탁발인데, 이른 시간부터 현지인들로 북적였어요. 
대부분의 탁발 행렬은 스님들이 일렬로 걸어오며 공양을 하는데, 콴리암 시장의 탁발 의식은 배를 타면서 지나가는 점이 특별했어요. 오전 7시가 되자 시장을 가로질러 흐르는 수로에 스님들이 배를 타고 나타났어요. 스님들이 배를 타고 지나가자, 모두들 각자 준비한 꽃과 물건들을 스님께 전달했어요. 다들 정성스레 기도를 하며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었어요. 
콴리암 수산시장의 탁발의식.

콴리암 수산시장의 탁발의식.

탁발의식이 끝나자 시장 내의 상점들도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했어요. 콴리암 수상시장은 보트를 타고 둘러 볼 수 있어요. 방콕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 보다는 근처에 사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주말 시장이에요. 아침을 먹지 못해서 배가 출출했는데, 시장에서 다양한 음식을 팔기에 ‘아점(아침+점심)’을 먹었어요.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와서 아침을 먹고 있었어요.  
콴리암 시장 먹자골목.

콴리암 시장 먹자골목.

시장에서 사온 주전부리에 김밥과 떡볶이까지 더한 아점 식단.

시장에서 사온 주전부리에 김밥과 떡볶이까지 더한 아점 식단.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태국 사람들은 대부분 밥을 밖에서 먹을까’ 하는 거였어요. 아침 일찍부터 남녀노소 노점상에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특이해 보였거든요. 친구가 말하길 방콕 사람들은 대부분 삼시세끼 밖에서 식사를 해결한다고 해요. 밖에서 먹지 않더라도 포장을 해 와서 먹는 게 일반적이라고 해요. 외식 값이 저렴해서 굳이 집에서 더운 불 피워가며 밥을 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더라고요. 이런 태국의 외식문화 때문에 방콕의 길거리 음식이 더욱더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태국 친구들과 함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태국 친구들과 함께.

어쩌면 방콕은 ‘시장의 도시’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방콕 사람의 시장 사랑은 남달라요. 어딜 가나 곳곳에 시장이 열리고, 밤이면 야시장, 주말이면 주말시장, 물이 있는 곳엔 수상시장이 열리니까요. 시장을 없는 곳을 찾는 게 더 힘들 정도에요. 
오후엔 태국 축구 경기가 있다고 해서 라자망갈라 경기장(Rajamangala Stadium)에 들렀는데, 여기에도 어김없이 시장이 열렸어요. 시장에서 음식을 사서 잔디밭에 앉아서 도란도란 앉아 먹는 모습이 마치 서울의 한강 풍경 같았어요. 
축구 경기가 열렸던 라자망갈라 경기장. 축구는 태국의 인기 스포츠다.

축구 경기가 열렸던 라자망갈라 경기장. 축구는 태국의 인기 스포츠다.

해가 지고 축구경기가 시작했어요. 한국의 야구장을 생각하고 갔는데, 태국의 경기장은 치킨은커녕 음료수도 반입 불가더라고요. 왠지 모를 허전함이 밀려왔어요. 그래도 오늘 하루는 태국 응원단으로 왔으니까요! 축구장의 열기는 달아오르고, 태국 팀이 골을 넣자 거대한 태국 국기가 관중석을 오르락내리락 했어요. 특이했던 점은 태국은 축구가 끝나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돌아가신 태국 국왕을 애도하는 의식을 하더라고요. 
대~한민국이 아니라 태~국을 외쳤던 날.

대~한민국이 아니라 태~국을 외쳤던 날.

대~한민국이 아니라 태~국을 외쳤던 날.

대~한민국이 아니라 태~국을 외쳤던 날.

태국 국왕을 애도하는 축구선수들.

태국 국왕을 애도하는 축구선수들.

방콕은 우기라서 매일 비가 내렸는데 운 좋게도 축구 경기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타이밍 좋게 집으로 돌아오니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우렁차게 내리네요. 방콕 야경을 보며 방콕의 주말을 마무리 했어요. 우리 부부처럼 방콕 현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유명 관광지보다 로컬 명소를 찾아가길 권해요. 그 나라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방콕에서 포착한 번개 사진! 우기에 태국을 여행한다면 쉽게 촬영할 수 있다.

방콕에서 포착한 번개 사진! 우기에 태국을 여행한다면 쉽게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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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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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