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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왕비·여배우의 사랑, 파리지앵의 감성 담은 잇백

"여자에게는 핸드백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가 아니고, 그것을 들고 다닌다는 행위 자체가 의미가 있다. 핸드백은 내 인생에 대한 정열의 증거다. 따라서 선택에도 최선을 다한다."  
소설가 시오노 나나미의 수필집『남자들에게』에 나오는 이 글귀는 여자에게 핸드백이란 단순한 기능 이상의 '상징'임을 말해준다. 단지 어떤 브랜드를 들었느냐를 과시하기 위해 핸드백을 든다는 얘기가 아니다. 특히 그 시즌 꼭 들어야하는 획일적인 '잇백'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최근엔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보다 브랜드 색깔이 내 취향과 맞는지, 디자인엔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등을 고려해 선택을 한다. 프랑스 디자이너 로저 비비에(Roger Vivier·1907~98)가 창립한 브랜드 로저비비에의 핸드백 ‘비브 카바(Viv' Cabas)’도 알면 알수록 더 흥미로운 사실들이 숨어 있다.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글=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로저비비에
줄무늬 벽지에서 영감을 얻은 로저비비에의 신제품 '비브 카바'백. 브랜드의 대표 핸드백 모델인 비브 시리즈 중 하나로 '카바'는 '바구니'라는 의미다.

줄무늬 벽지에서 영감을 얻은 로저비비에의 신제품 '비브 카바'백. 브랜드의 대표 핸드백 모델인 비브 시리즈 중 하나로 '카바'는 '바구니'라는 의미다.

 

-비브 카바를 소개한다면.
"로저비비에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은 인테리어 장식 중 가장 섬세한 디테일에서 영감을 얻었다. 19세기 오토만 패브릭(ottoman·가로로 골이 진 줄무늬가 있는 두꺼운 천)부터 스트라이프 벽지,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힌 호피 무늬 가죽, 그리고 꽃까지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테리어 오브제가 모티브가 됐다. 비브 카바 핸드백 디자인 역시 이를 바탕으로 나왔는데, 특히 벽지를 모티브로 한 스트라이프 비브 카바는 마케트리(marquetry) 기법으로 마치 단색화 같은 느낌을 주는 올 시즌 대표 모델이다."  
 
-마케트리 기법이 뭔가.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조각들을 매끈하게 이어붙이는 세공법을 말한다. 스트라이프 비브 카바는 서로 다른 소재가 한줄씩 교차하며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복고풍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색상이나 소재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데, 여러 가지 컬러를 짝지은 멀티 컬러 스트라이프는 발랄함과 생동감을, 비슷한 컬러의 톤온톤 스트라이프는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한다."


2017년 가을·겨울컬렉션에 나온 비브백.

2017년 가을·겨울컬렉션에 나온 비브백.

-어떤 소재가 쓰였나.
"가죽의 자연스러운 결을 강조하기 위해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을 주로 사용했다. 여기에 모델에 따라 벨벳처럼 깊이 있는 컬러와 감촉을 주는 스웨이드, 반짝이는 광택이 아름다운 페이턴트(에나멜이 코팅된 느낌의 소재)를 섞었다. 또 털을 짧게 잘라 포니(Pony, 조랑말 가죽)처럼 보이도록 한 가죽을 비롯해 물뱀·밍크 등 다양한 소재를 쓰기도 했다. "
 
-몇 가지 사이즈가 있고, 가격은.
"수납공간이 여유 있어 일상적으로 쓰기 좋은 스몰(31x25.5x13) 사이즈와 더불어 이번 시즌에는 더 크기를 줄인 미니 사이즈(21.5x17x8)도 나왔다. 낮뿐 아니라 저녁 행사에 어울리는 크기여서 클러치를 대신할 만하다. 스몰 사이즈 가격은 427만원, 미니 사이즈는 국내 입고 예정이다. 베이직 버전(플레인 가죽)은 290만원이다."
 
-비브 카바라는 뜻은 뭔가.
인테리어 꽃 장식을 모티브로한'비브 카바 기퓌르'백.

인테리어 꽃 장식을 모티브로한'비브 카바 기퓌르'백.

"로저비비에 핸드백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작이 비브 시리즈라 할 수 있다. 2014년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에게서 영감을 얻어 ‘미스 비브’가 나온 이래 로저비비에는 해마다 새로운 소재와 색상을 더해 업그레이드하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령 클래식한 스타일의 직사각형 ‘미스 비브 소프트’, 리본 모양을 넣은 ‘비브 보우’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이름 붙은 카바(Cabas)는 영어로는 '여성용 손가방', 불어로는 '바구니'라는 뜻이다. 도회적인 분위기의 이 시리즈는 핸드백 중앙에 사각 버클을 넣은 것이 공통적이다."
 
-사각 버클의 의미는.
"로저비비에라는 브랜드에서 로고만큼 중요한 상징이 바로 이 버클이다. 로저 비비에는 1967년 나온 영화 ‘세브린느’에 출연한 카트린느 드뇌브를 위해 구두를 만들면서 실버 컬러의 사각형 버클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이 스타일이 큰 화제를 모았고, 이후 사각 버클은 로저비비에의 상징이 됐다.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의 감성이 응축된 이미지다."
 
-로저비비에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로저비비에를 상징하는사각 버클이 달린 구두.

로저비비에를 상징하는사각 버클이 달린 구두.

"로저 비비에는 쿠튀르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 코코 샤넬, 위베르 드 지방시와 동시대를 살았던 슈즈 디자이너다. 지금은 일반화한 스틸레토 힐(1953), 뒤꿈치부터 힐까지 하나의 아치로 연결되는 쇼크 힐(1959), 안쪽으로 굽이 휘어진 버글 콤마 힐(1963) 등의 형태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여성 구두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 미 케네디 대통령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 등 왕가와 상류층 셀리브리티 뿐 아니라 니콜 키드먼, 우마 서먼, 캐머런 디아즈, 케이트 윈즐릿 등 유명 여배우들이 로저비비에 구두를 사랑했다. 2003년 이탈리아 패션 그룹 토즈에 인수되면서 슈즈·핸드백 외에도 가죽 소품, 주얼리, 선글라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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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