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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무릎 쑤신다고 만날 약·주사 … 병 더 키워

서울 송파구 김모(58·여)씨는 2년 전 무릎 수술을 받았다. 뼈 중간에 쿠션 역할을 하는 반달 모양의 연골판(반월상 연골판)이 떨어져 나가 내시경으로 이를 뗐다. 당시 뼈를 감싼 무릎 연골도 일부 손상된 상태였다. 통증이 계속됐지만 김씨는 수술이 무서워 진통제와 주사치료만 받았다. 그러는 사이 연골이 닳아 다리가 ‘O자’로 변했다. 치료 시기를 놓친 김씨는 결국 부분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했다.
 
날이 흐리고 기온이 떨어지면 무릎 통증이 증가한다. 대개 퇴행성 관절염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닳거나 노화로 변형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병훈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연골에는 신경이 없다. 통증이 느껴지는 건 연골이 벗겨지면서 뼛속 신경이 노출됐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이미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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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관절염은 자연적으로 낫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한다. 김철 인제대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관절염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자기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통증을 줄이고 관절 연골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절염 환자 중에는 ‘관절염 약=치료제’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키 1m57㎝, 체중 69㎏인 이모(57·여·서울 노원구)씨는 5년 전부터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관절염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릎이 아파 운동을 못했고, 체중이 불어 관절염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생겼다. 이씨는 약을 먹는 대신 운동을 하며 체중을 9㎏ 줄인 뒤 무릎 통증에서 벗어났다.
 
김철 교수는 “약으로 통증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칭·근력운동으로 무릎을 단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체중을 줄이면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오히려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위·간·신장질환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일부 환자는 관절에 좋다며 건강기능식품인 글루코사민을 먹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두 차례 국내외 관련 논문을 종합 검토한 결과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판명됐다.
 
병원에서 맞는 ‘연골 주사’도 연골을 재생시키지 못한다. 이범식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른바 ‘연골 주사’에는 연골을 구성하는 히루안이 들어 있는데 일시적으로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켜 줄 뿐 연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관절염 말기에는 효과가 작다.
 
이런 주사에 의존하다 세균에 감염되면 정작 필요한 수술을 못 받을 수 있다. 송모(75·여)씨는 오른쪽 무릎 통증을 줄이려고 한의원·병원에서 침과 연골 주사를 자주 맞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릎이 붓고 열이 나 응급실에 실려왔다. 송씨의 무릎에선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관절염이 심해 인공관절을 껴야 하지만 당장 수술하기도 어렵다. 이범식 교수는 “침과 주사를 자주 맞다가 무릎이 세균에 감염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더라도 재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술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을 다시 받게 되는 가장 큰 원인도 바로 감염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관절염 환자는 약·주사보다 운동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핵심은 허벅지 근육이다. 무릎 연골·뼈·인대를 붙잡는 허벅지 근육을 키워야 무릎의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 김철 교수는 “무릎에 체중이 실리는 달리기보다 실내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인데 약·주사가 잘 듣지 않을 땐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나이·증상·영상진단 결과를 종합해 선택한다. 초·중기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이 주로 쓰인다. 수술에선 건강한 연골을 이식하거나 뼈에 작은 구멍을 내 골수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킨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한쪽 연골이 닳아 다리가 ‘O자’로 변한다. 이때는 종아리뼈 일부를 잘라 다리를 펴는 수술을 한다. 손상된 연골이 재생되진 않지만 체중이 분산돼 관절염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수술에 40~50분 걸린다. 뼈가 붙을 때까지 1~2개월은 보조기를 쓰고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은 관절염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다. 수술 대상은 ▶연골이 없어 무릎 위·아래 뼈가 닿고 ▶심한 통증이 있고 ▶고령자인 경우다. 인공관절을 하면 통증은 줄지만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펼 수 없다. 감염률도 1%로 높은 편이다. 재수술을 하면 첫 수술보다 감염 위험이 높고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가 줄어든다.
 
한림대 이병훈 교수는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 무릎 통증이 생기면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운동과 치료법을 조언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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