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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부산에 전매금지 피했는데 양도세 날벼락...두 글자 차이가 빚은 '부실 8·2대책'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8·2부동산대책 규제 엇박자 
분양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도입한 조정대상지역을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자가 생기게 됐다. 사진은 최근 분양된 수도권 견본주택.

분양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도입한 조정대상지역을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자가 생기게 됐다. 사진은 최근 분양된 수도권 견본주택.

경기도 고양시 주교동 일대 아파트는 대부분 1980~90년대 지어져 낡았다. 모두 300가구미만의 소규모이고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아파트 시세는 3.3㎡당 평균 640만원이다. 84㎡(이하 전용면적) 시세가 가구당 평균 2억2000만원 정도다. 올해 들어 거래된 84㎡ 최고가가 2억8000만원이다.  

청약규제 피한 고양·남양주·하남 민간택지
8·2대책으로 양도세 중과 대상지 해당돼
청약규제는 '주택' 기준, 양도세는 '지역' 기준
대책 사전 조율 미흡으로 예상치 못한 불똥

 
고양에서 최근 치열한 청약경쟁을 보이는 지축지구 분양가가 3.3㎡당 1500만 선으로 주교동 시세의 두 배가 넘는다.  
 
주교동 일대 아파트 평균 값(2억2000만원 선)은 경기도 아파트 전체 평균(3억2000만원)의 3분의 2 수준이고 서울 평균(5억7000만원)의 40% 정도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12억원)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의 하나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3.3㎡당 5800만원)와 비교하면 10% 수준이다. 아크로리버파크 한 채 가격으로 주교동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다. 
 
3.3㎡당 640만원과 5800만원이 같은 규제
 
그런데 주교동 아파트나 아크로리버파크나 8·2부동산대책에 따라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를 적용받는다. 기본 세율(6~40%)에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20%포인트 가산세율이 붙는다. 1주택자도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내년 4월 1일부터다. 
 
정부의 8·2대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도입되면서 서울 강북지역의 볼멘소리가 높았다. “집값 과열 주범은 강남인데 왜 우리까지 덤터기를 쓰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비하면 주교동은 불평이 아니라 ‘난데없는 날벼락’인 셈이다. 지난해 11·3대책과 올해 6·19대책에서 비껴나 청약규제도 받지 않았는데 가장 강도가 센 양도세 중과 충격을 받게 됐으니 말이다. 
 
이런 사정은 주교동만이 아니다. 경기도 고양·남양주·하남시 상당수 지역도 마찬가지다.  
 
청약 규제 피했는데 양도세 중과 대상 
 
이들 지역은 이번 8·2대책을 낳은 주택시장 과열과 거리가 먼 데도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주택' '지역'이라는 두 글자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범위가 당초 분양시장에 초점을 맞춘 ‘주택’에서 ‘지역’으로 확대되면서다.  
 
정부가 신규 분양주택에 대해 청약규제를 하다가 기존 주택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원래 과녁에 들어와 있지 않던 엉뚱한 주택이 불똥을 맞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분양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그해 11·3대책에서 ‘청약 조정대상지역’(이하 조정대상지역)과 ‘청약조정대상주택’(이하 조정대상주택)이라는 새로운 규제 장치를 선보였다. 기존 투기과열지구 등보다 좀 약한 규제를 하기 위해 만들었다. 1순위 청약자격과 분양권 전매 제한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청약 과열이 나타나 규제가 필요한 주택을 ‘조정대상주택’으로 정하고 이 주택이 포함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했다. 조정대상주택은 구체적인 단지가 아닌 민간택지와 공공택지로 구분했다. 민간택지는 재건축재개발 등이 많은 기존 도심이고 공공택지는 택지지구신도시 등 새로 개발되는 곳이다.  
 
조정대상지역과 조정대상주택 서로 달라 
 
정부의 청약규제가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조정대상주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같은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도 조정대상주택이 아니면 규제를 받지 않았다.
 
서울 등은 조정대상지역 내 민간택지·공공택지 모두 조정대상주택으로 정해졌다. 조정대상지역과 조정대상주택이 같다.  
 
하지만 고양·남양주·하남은 민간택지를 제외하고 청약과열이 심한 공공택지만 조정대상주택으로 결정됐다. 화성시는 전체가 아니라 동탄2신도시만 조정대상지역이다. 조종대상주택은 공공택지만 지정됐는데 동탄2신도시가 공공택지여서 조정대상지역과 조정대상주택이 같다.
 
고양·남양주·하남엔 공공택지가 많아 일일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하기 복잡하다. 화성에선 동탄2신도시만 공공택지로 개발 중이어서 고양 등과 달리 동탄2신도시를 콕 찍어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고양 등의 민간택지는 조정대상주택이 아니어서 청약규제를 피해 반사이익을 잠깐 누리기도 했다. 공공택지 청약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덕이었다.  
 
그런데 이번 8·2대책에서 양도세 중과 대상지역을 '조정대상주택'에 상관 없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이 대상이다. 
 
이렇게 되면서 그동안 청약규제를 피한 주택들이 예상치 못한 양도세 부담을 떠 안게 됐다. 
 
부산에선 경기도와 반대다. 조정대상지역이지만 조정대상주택이 민간택지만이었던 해운대구ㆍ연제구ㆍ동래구ㆍ남구ㆍ부산진구·수영구에서 앞으로 공공택지 주택도 양도세 부담이 커졌다. 
 
결국 정부가 8·2대책을 서둘러 준비하면서 치밀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부처간 조율이 부족했던 점도 있다. 청약자격과 전매제한은 국토부 소관이고 양도세는 기획재정부 영역이다. 
 
정부가 규제를 위해 계속 새로운 제도와 기준을 만들어내면서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헛점이 생긴 것이기도 하다. ‘핀셋’을 너무 많이 만들면 비슷해져서 헷갈리게 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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