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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피해 회복을 위한 국가 노력 아직 부족”…김명수 판결 코드 ‘인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의 진보·개혁 성향과 인권을 중시하는 소신은 그가 내린 판결에서도 드러난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2011년 6월에 과거사 재심 사건과 관련해 내린 국가 배상 판결에서는 과거사와 그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김 후보자는 1974년에 발생한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서 간첩 방조 혐의 등으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용준(82)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심리를 맡았다. 김씨는 징역 8년을 선고 받고 만기 출소한 뒤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 받자 소송을 냈다. 1, 2심 모두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대법원이 “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라”며 돌려 보낸 파기환송심이었다.
 
김 후보자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국가권력에 의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불법 행위”라고 규정했다. 국가가 김씨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은 6억3000만원으로 늘렸다. 당초 항소심에서 산정된 배상액은 2억3000여 만원이었다. 
 
김 후보자는 과거사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도 주문했다. 
 
이같은 사건에서 국가는‘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같은 특별법의 제정을 통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보상을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국가의 노력은 아직까지도 미흡하다."
 
울릉도간첩단 사건 선고공판. [연합뉴스]

울릉도간첩단 사건 선고공판.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그해 심리한 또 다른 간첩 사건에서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전두환 정부 때 수사기관이 전·현직 교사들을 고문·협박해 간첩으로 조작한 이른바 ‘오송회 사건’에서 국가가 피해자와 가족 등에게 위자료 15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노동 인권과 노동조합의 권익을 보호하는 판결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김 후보자는 2015년 11월 심리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청구 소송에서 노조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결정 취지와 다른 판단을 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근거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에 합헌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은 “효력 정지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파기 환송했지만, 김 후보자는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학생들 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다툴 쟁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의 취지대로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 법조계 안팎에선 “노동자와 노조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김 후보자의 소신과 철학이 돋보인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청구 2심 패소 판결에 항의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 [연합뉴스]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청구 2심 패소 판결에 항의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 [연합뉴스]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때인 2014년 9월 ‘동료 여직원에게 음란 동영상을 보여준 군무원 사건’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성희롱을 인정했다. 여성이 이 영상을 본 지 3개월 뒤에 항의 표시를 한 상황이었지만 “여성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남성 중심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최근 상ㆍ하급심에서 유·무죄 판결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는 2002년부터 총 8건을 맡아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 사이 실형을 내리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판결문에서 “병역 의무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심 실현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남북이 분단된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 현실을 감안하면 국방의 의무는 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김 후보자의 진보적인 성향 때문에 이념적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간 그의 판결을 보면 인권을 존중하면서 법관이자 법률가로서 현행법을 안정적으로 해석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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