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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쇠락한 싸이월드에 투자 왜? 답은 플랫폼과 인공지능

 '미니홈피·도토리·일촌·대문글….'
 
소셜미디어(SNS)의 원조라 불리는 '싸이월드'가 2000년대에 양산한 신조어들이다. 한때 32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은 국민 SNS 싸이월드가 부활할 조짐이다.  
 
삼성전자의 투자전문자회사 삼성벤처투자가 싸이월드에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투자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 규모와 목적은 비공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는 투자 금액이 50억원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밀려 쇠락한 싸이월드에 삼성전자가 투자를 진행한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플랫폼과 인공지능(AI)' 두 가지로 키워드로 분석한다.
 
구글·네이버 같은 검색 플랫폼이나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SNS, 아마존·알리바바 같은 쇼핑몰에는 이용자의 정보가 고스란히 쌓인다. 개별 이용자가 어떤 정보를 탐색해서, 어떤 콘텐트를 소비했는지부터, 어떤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심지어 어떤 인맥과 밀접하게 교유하는지까지 모두 데이터로 쌓인다. 이들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면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나 상품을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골프 클럽을 자주 검색한 중년 남성에게는 신상 골프채 정보를, 미니스커트를 자주 찾아본 여성에겐 미니스커트 신상품을 ‘취향 저격’하며 추천할 수 있다. 플랫폼에 남은 데이터가 인공지능을 거쳐 소비자의 삶을 깊이 파고드는데 활용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 생산에서는 애플과 세계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지만 구글 같은 강력한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다. 4차산업혁명을 가를 기술은 AI지만 활용할 빅데이터가 충분해야 AI도 빛을 발할 수 있다. IT 전문가인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AI를 급속도로 진화시키려는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싸이월드에 콘텐트솔루션 공급 관련 개발비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월드 측은 경영난으로 현재 음악듣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지만,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삼성이 싸이월드와 함께 갤럭시 스마트폰에 맞춤형 뉴스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지원이 효과를 거둬 이용자가 늘면 삼성전자는 싸이월드를 통해 뉴스와 음원 같은 콘텐트 확보는 물론 ‘빅스비’에 공급할 콘텐트와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해외 다른 제조업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신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급감한 싸이월드 고객을 얼마나 모을 지에 투자의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사이월드는 2000년대 미니홈피가 ‘대박’ 나면서 국민 SNS로 올라섰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전성기였던 2010년에는 아바타와 음원 판매로 올린 매출만 1090억원에 달했다. 모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2426억3000만원) 매출의 45%를 책임졌다.  
 
큰 인기를 끌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미니홈피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였으나 인터페이스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미니홈피 개설을 네이트온 아이디로만 접근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운영한 것도 확장성에 한계를 가져왔다. 그러다 스마트폰을 열어 쉽게 쓸 수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등장하자 급격히 위상이 축소됐다. 현재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대부분 방치된채 관리되지 않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남았지만 회원들이 거의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SNS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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