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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시골 간 교사 임용 양극화… "교사 임용 광역화 하자"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40% 줄어든 '임용절벽'이 현실화하면서 모집인원 확대를 요구하는 예비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로만 지원자가 몰리고 그외 지역은 몇년째 미달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임용 양극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40% 줄어든 '임용절벽'이 현실화하면서 모집인원 확대를 요구하는 예비교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로만 지원자가 몰리고 그외 지역은 몇년째 미달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임용 양극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 A씨는 2015년 5월 황당한 경험을 했다. 3학년 담임 교사 한 명이 교장실에 찾아와 갑자기 사직서를 냈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연유를 묻자 이 교사는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이 났다”고 답했다. 직전 해 11월 서울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봤다가 합격한 뒤 이 사실을 얘기 않고 있다가 발령이 나자 그제야 사표를 낸 것이다. 
 

충남·강원·충북·전남·경북, 3년째 임용시험 미달
서울·광주·세종 등 대도시는 경쟁 치열해 '양극화'

시골 교사, 도시 가려고 타 지역 임용시험 응시도
임용시험 합격자 중 11.5%가 현직교사

"서울로 발령났다" 학기 중 돌연 사표도
"특별·광역시와 인근 도 합쳐 광역 단위 임용해야"

 갑자기 담임교사가 사라지자 해당 학급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당혹감에 빠졌다. 기간제 교사 중에서 새 담임을 구할 때까지 교감이 임시로 2주간 예비 담임을 맡았다.  A교장은 “시골 학교의 젊은 교사 중엔 인근 대도시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붙어 학교를 떠나는 일이 종종 있다. 학생들의 피해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시골에서 초등교사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교사 임용시험 응시자가 선발 인원에도 못 미치는 '미달' 사태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올해 선발 인원을 예년보다 대폭 줄여 ‘임용 절벽’을 맞닥뜨린 것과 대조적이다.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에 '교사 임용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더욱이 시골의 현직 교사가 대도시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붙어 A교장 사례처럼 시골 학교를 떠나는 일도 적지 않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시·도의 초등 임용고사 경쟁률은 평균 1.2대 1이었다. 하지만 시·도별로 경쟁률에 차이가 크다. 광주광역시가 4.1대 1로 제일 경쟁이 심하고, 대구·세종(2.1대 1), 서울(1.8대 1), 대전(1.4)도 문턱이 높다. 
광역시 혹은 특별시를 벗어나면 사정이 다르다. 충남·강원은 0.5대 1로 응시자가 선발 인원의 절반이다. 충북(0.6), 전남·경북(0.7) 등도 응시자가 선발 인원에 못미쳤다. 이들 지역은 이런 미달 사태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시골 학교에선 젊은 교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이들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 양극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임용시험을 앞두고 서울 등 특별·광역시에서 교사를 예년에 비해 적게 뽑을 기미를 보이자 임용시험 미달을 겪는 지역의 교육청은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을 늘렸다. 서울(846→105명), 대전(74명→26명)·세종(249명→30명), 광주(20명→5명)등이 올해 임용시험 선발 인원을 줄이기로 한 반면 전남은 지난해 290명에서 올해 414명, 강원도는 지난해 232명에서 올해 319명으로 예년보다 많이 뽑기로 했다. 박남기 전 총장은 “전남 지역 학교들의 경우 광주에서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줄어든 이 기회에 신규교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이는 부족한 교사를 확보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되지 못한다. 특별·광역시 이외 지역의 시골 학교에 배정되면 대도시 학교로 가기 위해 타 지역 임용시험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임용시험 합격자 중 현직 교사 비율은 2014년 7.7%에서 2015년 12%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엔 이 비율이 11.5%(합격자 4854명 중 556명)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10%를 웃돌았다.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세종시만 해도 타 지역에서 교사를 하다가 세종시 임용고시에 붙어서 오는 교사가 학교당 한두 명은 된다”고 말했다. 
 
 시골 학교들은 교사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채용 절벽’ 상황에 내몰렸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동부초등학교는 최근 교사 4명이 학교를 떠났지만 1명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3개 학급의 담임이 부족해 기간제 교사 충원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도 많지 않다. 이 학교 남정태 교감은 “퇴직한 교사들에게 연락해 기간제 신청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시골 교사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도 약하다. 2003년까진 현직 교사는 퇴직하고서 2년이 지나야만 타 지역의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 대법원에서 이 규정이 '위헌' 결정을 받았다. 이러면서 현직 교사라도 타 지역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가능해졌다. 
 

  ‘교사 임용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시골 근무 교사들의 처우를 전폭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은 “농어촌 교사의 근무 여건과 처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벽지에 근무하는 교사에겐 승진 가산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예전처럼 퇴직한 뒤에야 타 지역 임용시험 응시를 허용하는 극단적인 방법은 아니더라도 임용시험에 붙은 지 1~2년 만에 또 시험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임용시험에 합격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미자 세종시 늘봄초 교장도 “현재도 벽지 수당이 있긴 하나 매달 몇 만원밖에 안 돼 실질적 보상이 안 된다. 벽지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1년 초등교사 임용시험이 치러진 서울 창덕여중. 당시엔 현직에 있는 교사가 임용고시에 재응시하는 게 불가능했다. 재응시를 하기 위해선 퇴직 후 2년 이상 등 요건이 갖춰져야만 가능했다. [중앙포토]

1991년 초등교사 임용시험이 치러진 서울 창덕여중. 당시엔 현직에 있는 교사가 임용고시에 재응시하는 게 불가능했다. 재응시를 하기 위해선 퇴직 후 2년 이상 등 요건이 갖춰져야만 가능했다. [중앙포토]

 특별·광역시, 그리고 인접한 도(道)를 하나로 묶어 광역 단위로 교사를 선발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박남기 전 총장은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충북-세종 등 인접 지역을 묶은 '광역별 순환근무'를 제안했다. 그는 “서울·경기보다 규모가 작은 15개 교육청은 권역별로 묶어 교사를 임용하고 관리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라며 “일정 기간 읍면 단위 근무를 의무화 하면 농어촌 지역의 교사 수급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 역시 "교육청간 경계를 허물고 3~5년씩 읍면 단위 근무를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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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용 양극화와 관련해 교육부 박지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임용시험 응시제한은 대법원의 위헌 판결 등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다. 임용 양극화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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