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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날씨 예측에 무용지물 천리안 위성, 강수 예보 적중률 고작 46%, 지진관측망 국내 20% 공백도…감사원 감사 결과

오래만에 비가 그치고 화창한 초가을 날씨를 보인 22일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우상조 기자

오래만에 비가 그치고 화창한 초가을 날씨를 보인 22일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우상조 기자

강수 적중률 46%(2012~2016년), 지진 미탐지율 44%(2015~2016년)….  
 
22일 감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기상 관측 시스템의 초라한 성적표다. 신속한 대비가 필요한 특보의 정확도(2012~2016년 평균)에서도 건조 특보는 67.9%, 풍랑은 59.6%, 강풍은 47.4%로 낮았다. 이유는 예보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감사원은 3월 20일부터 한 달 간 기상청ㆍ기상산업진흥원ㆍ지질자원연구원ㆍ국립해양조사원 등 3개 기관에 31명의 감사관을 투입해 ‘기상예보 및 지진통보 시스템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3건의 위법ㆍ부당 사항과 제도 개선사항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기상청이 폭염이 꺾이는 시점을 4차례 늦춰서 발표하고, 9월에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조기경보가 문자로 전달되는 데 10분이 걸리지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기상청이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던 5193회(244개 관측지점 연평균)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3228회(62%)였고, 비가 오지 않은 경우가 1965회(38%)였다. 반대로 비가 올 것으로 예보하지 않았지만 비가 온 경우는 1808회였다. 그 결과 강수 여부를 정확히 예측한 적중률은 평균 46%에 불과했다. 적중률은 2012년 47.7%에서 지난해 45.2%로 2.5%포인트 하락했다. 그동안 기상청은 강수 확률 예측에 대한 정확도가 90%가 넘는다고 밝혔다. 무엇이 달랐을까.
 
감사원 관계자는 “정확도(ACC)와 적중률(TS)을 구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우리나라는 비가 자주 오지 않고 장마철에만 집중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아닌 적중률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중률은 강수 예보도 안 하고 비가 오지 않은 경우를 분모에서 제외하고 산정한다.
 
지진경보의 신속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015년 1월부터 지진조기경보 제도를 도입해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예상되는 경우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한다. 발령조건은 ‘최소 15개 관측소에서 20번 이상 P파를 탐지하고, 20초 이상 지속될 때’로 잡았다. 반면 일본 등 외국에서는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할 때 최소 2~6개의 관측소의 정보만 사용해 신속성을 높였다. 그 결과 일본은 지난해 발령한 일곱차례 지진경보 특별경보에 평균 7.2초가 소요됐다. 반면 한국은 평균 26.7초였다. 감사원은 “발령 조건을 8개 관측소 탐지로만 바꿔도 오보율에 큰 차이 없이 12~17초를 단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진관측의 사각 지대도 확인됐다. 기상청은 2010년 7월 지진관측에 드는 시간을 5초 이내로 줄이기 위해 관측소 간에 적정거리(18㎞)를 유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지진 및 지진해일 관측망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총 314개의 관측소가 격자망 형태로 필요하다며 당시 운용 중인 150개 지진관측소 외에 164개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계획대로 316개 관측소를 구축하더라도 국내 면적의 약 2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관측 공백이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휴전선 일대와 동해안과 태백산맥에 인접한 강원도ㆍ경북 일부 지역에선 관측 간격이 넓어 5초 이내 관측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82개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상청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182개 지진관측소에서는 주변 배경의 잡음, 가속도 센서 이상 등의 원인으로 지진 미탐지율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성 관측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수치예보에서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2010년 6월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의 기상관측장비를 운영하고 있고, 2018년 5월에는 천리안위성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위성·레이더 등에서 수집한 기상자료를 슈퍼컴퓨터의 수치예보모델에 입력해 예상일기도 등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기상예보를 발표한다. 
 
감사 결과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1호를 발사하면서 수치예보에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개발해 탑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천리안위성 1호의 관측자료는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지구모델’과 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예보모델’에는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한반도 기상 상황을 상세하게 예측하는 ‘국지예보모델’에는 전혀 쓰이지 못한 채 설계수명(2017년 6월)인 7년을 채웠다. 감사원은 내년 5월 발사 예정인 천리안위성 2호에 탑재될 기상관측장비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관측자료를 수치예보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계획이 수립돼있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기상청이 인천공항 등 민간공항에 대해 ‘윈드시어(짧은 거리 내에서 바람의 방향 및 속도가 급변하는 현상)’ 경보를 발표는데, 민간항공기가 취항하는 군공항 중 김해공항을 제외한 7곳(대구ㆍ광주ㆍ청주ㆍ사천ㆍ원주ㆍ포항ㆍ군산공항)에서는 이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항공기 안전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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