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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전문가 김한솔 PD "이순신 장군의 새로운 전공과 거북선 용머리의 비밀 밝힌다"

 "우리 쌍둥이들은 아빠가 다큐멘터리 PD가 아니라, 거북선 만드는 사람인 줄 알아요. 하하하."
  
KBS의 다큐멘터리 PD 김한솔(37)씨는 임진왜란에 '미쳐있는' 연출가다. 지난해 9월 방영된 5부작 드라마 '임진왜란 1592'(KBS 1TV)로 대박을 쳤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이 드라마는 뉴욕 Film&TV 페스티벌 금상 및 촬영상,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한국방송대상 대상 등 국내외 상을 휩쓸었다. 다큐 PD로서 히트 드라마를 만든 그가 또 다시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든다.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 이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다룬 대작영화 '귀선'을 만드는 김한솔 PD. [사진 KBS]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 이어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다룬 대작영화 '귀선'을 만드는 김한솔 PD. [사진 KBS]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작영화 '귀선(鬼船)'이다. 거북선을 뜻하지만, 거북 귀(龜)가 아닌 귀신 귀(鬼)자를 쓰는 점이 특이하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작업실에서 만난 김 PD는 "살아돌아오는 걸 기약할 수 없는 배, 귀신이 돼서야 돌아올 수 있는 배"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 승조원들이다. 
 
특히 배의 밑바닥에서 거북선의 빠른 기동을 위해 죽을 각오로 노를 저었던 격군들의 이야기가 집중 조명된다. 이순신 장군을 다룬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이순신 장군은 최하층민인 격군들도 소중히 생각했어요. 그가 완벽한 전투를 벌일 수 있었던 건 그런 민초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순신 장군이 있었기에 민초들 또한 꿋꿋이 버텨낼 수 있었고요. 민초들과 이순신 장군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이순신 장군을 보여줄 겁니다."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이순신 장군을 열연한 배우 최수종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이순신 장군을 열연한 배우 최수종

드라마 '임진왜란 1592'의 거북선 승조원들

드라마 '임진왜란 1592'의 거북선 승조원들

 
 그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새로운 팩트와 이야기들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영화 '명량' 등을 뛰어넘는다는 각오다. 방대한 자료조사 과정에서 기적 같은 이순신 장군의 새로운 전공(戰功)을 발굴했다는 그는 영화에서 이를 공개한다고 했다. 
 거북선 용머리의 비밀스러운 용도를 포함한 거북선의 구조, 이순신 장군의 구체적인 전술도 사실적으로 스펙터클하게 그려낸다는 계획이다.       
김 PD가 거북선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건, 지난 4월 미국 뉴욕 Film&TV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다. 각국의 연출가들이 '임진왜란 1592'에 등장한 거북선의 모습과 전투장면에 큰 관심을 보였고, 상을 받은 유럽의 한 감독은 "감동적인 거북선을 작품 속에서 또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그 순간 김 PD는 "거북선을 다룬 작품을 만들어 거북선의 위대함을 서양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결심을 했고, 자신의 연출 재능을 눈여겨본 영화제작자와 손잡으면서 거북선 영화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영화는 내년 초 촬영을 목표로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다. 개봉은 빠르면 내년 말이다.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 등장한 거북선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 등장한 거북선

 
13년간 줄곧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김 PD는 "역사를 좋아하기보다는 역사 프로그램 만드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새로 발견한 역사의 단초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얘기를 발굴하고, 이를 스토리텔링으로 확장하는 행위 자체를 즐긴다는 뜻이다. 
 
그는 "역사는 고증의 영역이면서 상상의 영역이기도 하다"며 "근거있는 추론에 기반한 합리적이면서도 발칙한 상상으로 역사의 빈공간을 채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 1592'에서 왜군의 조준사격으로 조총을 뒤통수에 맞고 오랫동안 고통받다 숨진 소년 막둥이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2005년 부산 지하철 공사장에서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에 의해 처참하게 도륙된 조선인들의 유골이 다수 발견됐는데, 그 중에는 뒤통수에 조총을 맞고 숨진 5세 어린아이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 
김 PD는 만약 그 아이의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왜군에 복수하기 위해 이순신 장군 휘하에 들어가 거북선 격군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하에  막둥이 아빠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뒤통수에 왜군의 조총을 맞고 숨지는 조선 소년 막둥이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뒤통수에 왜군의 조총을 맞고 숨지는 조선 소년 막둥이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왜군의 총을 맞은 아들을 들쳐업고 이순신 장군 진영으로 달려간 막둥이 아빠

드라마 '임진왜란 1592'에서 왜군의 총을 맞은 아들을 들쳐업고 이순신 장군 진영으로 달려간 막둥이 아빠

 
그는 "영화는 드라마보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더 큰 만큼 영화적 수사를 사용해 상상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 PD는 스스로를 '이순신 스토커'라 부른다. 그의 작업실은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 관한 서적들로 가득 차 있다. 작업실에서 숙식을 하다 잠시 집에 다녀올 때는 옆자리에 '모셔놓은' 상상의 이순신 장군께 마음 속으로 '다녀오겠습니다'란 인사를 한다고 한다.  
  
"지정학적 이유에서 우리는 아직도 임진왜란과 같은 비극을 겪고 있어요. 강대국 사이에 낀 채로 좌충우돌하고 있죠. 그런 비극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비극을 이겨낸 큰 인물인 이순신 장군을 계속 연구해야 합니다. 그를 연구하면 할수록 참으로 매력적이고 고맙고 닮고 싶은 인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순신 스토커가 됐죠(웃음)."  
 
그가 '귀선'의 차기작으로 구상중인 작품의 주인공도 이순신 장군이다.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서 조세를 걷고, 과거시험을 시행하고, 농장을 개간하는 등 나름의 유토피아적 공동체를 만들었던 이순신 장군의 면모를 새로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말 다른 느낌의 이순신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른 것 뿐 아니라 홍길동의 율도국 같은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그래서 선조에게 더욱 미움 받았다는 설이 있죠. 어떤 이들은 이순신 장군 얘기가 지겹다고 하지만, 정작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아요. 우리가 그를 더 많이 연구해야할 이유입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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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