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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사이언스] 환경영향평가, 정부부터 제대로 해야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지난 12일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서는 환경부의 현장 조사가 있었다. 사드 배치를 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의 하나였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 측정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소음은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다. 부지 자체가 골프장이던 곳이라 군사시설이 들어선다고 해도 환경 추가 훼손은 심각하지 않을 듯싶었다. 국방부·환경부 간 협의도 조만간 끝날 전망이다.
 
이번 평가 대상 지역은 8만㎡에 한정됐다. 앞으로 주변 수십만㎡ 부지에 대한 평가가 남아 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여부를 확정하기 위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1년가량 걸릴 일반 평가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배치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런 설명은 개운치 않다. 레이더와 발사대 등 핵심 시설이 들어선 후 진행될 평가는 ‘단팥 빠진 찐빵’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6월 초 ‘법령에 따른 적정 환경영향평가’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말엔 나머지 사드 4기의 임시 배치를 지시했다. 앞으로의 평가는 요식 행위가 될 공산이 크다. 급박한 안보 상황에서 사드 체계를 조속히 배치할 필요가 있고, 환경 훼손이 심각하지 않아 이런 ‘편법’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 스스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흔들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정권 핵심사업에서 환경평가 절차가 무시되곤 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남북한을 잇는 동해선 철도 복원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이틀간의 현장 조사로 가름했다. 그나마 전문가들이 비무장지대의 습지와 해당화 군락을 보존하도록 요구한 정도였는데, 이마저 반영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4대 강 사업의 환경평가를 2009년 넉 달 만에 끝냈다. 장마로 강물이 불자 어류 조사도 생략했다.
 
지난달 정부는 국정과제의 하나로 환경평가 비용 공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대행업체 선정을 제3의 공인기관에 맡겨 개발사업자와 평가대행업체의 짬짜미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흔들어 놓고 민간에게만 지키도록 요구한다면 영이 설까. 옆으로 걷는 게가 자식들에겐 똑바로 걸으라고 호통 치는 것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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