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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장관 호통으로 ‘위험의 외주화’ 근절될까

황선윤 내셔널부 기자

황선윤 내셔널부 기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폭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숨진 경남 창원의 STX조선해양 사고 현장을 20일 오후 5시30분쯤 찾았다. 사고 발생 6시간 만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원청(STX조선해양)이 무리하게 작업 지시를 했다면 책임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중대 재해를 낸 원청·하청업체의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재해를 줄이려는 김 장관의 의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날 사고가 나기 불과 사흘 전인 17일 노동부는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유해·위험성이 높은 작업 14종은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고, 중대 재해 때 원청·하청업체를 똑같이 엄벌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 산재 사망자는 2008년 1172명에서 2015년 955명, 지난해 969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2014년 기준 ‘사망 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사망자 비율)은 0.5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 14개 회원국 중 멕시코(0.97명)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조선업 사망 만인율은 지난해 현재 1.39%로 평균(0.96%)보다 훨씬 높았다. 조선업 하청률이 8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하청 노동자가 산재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왼쪽)이 20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황선윤 기자]

김영주 노동부 장관(왼쪽)이 20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황선윤 기자]

노동계는 정부의 산재 예방대책에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원청·하청을 똑같이 처벌하는 대책도 있지만, 조선업이 유해·위험 업무 14종에 포함되지 않은 데다 쥐어짜기식 하청 구조가 만연해 정부 대책만으론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 측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했다. 도급 금지는 기업 간 계약 체결의 자유 침해(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이며, 1년 이상 징역형이라는 법정 하한선도 과잉 처벌이라는 입장이다.
 
하청업체의 요구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임금 따먹기식’ 다단계 하청 구조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STX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재정이 열악한 하청업체가 안전 교육과 시설 투자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산재 예방대책은 입법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법 개정을 거쳐 하반기 시행이 목표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상반된 입장을 어떻게 조율하고 하청업체의 간절한 소원에 어떻게 답할지, 산재 추방에 강한 의지를 보인 김 장관에게 노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황선윤 내셔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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