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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 안 가고 대신 러시아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인한 한·중 갈등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24일 개최 예정인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주한 중국대사관이 여는 수교 기념 리셉션에 참석할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강 장관은 24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서울 시내 호텔에서 주최하는 리셉션에 불참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한다. 강 장관은 대신 24일 오후 러시아로 출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9월 초 동방경제포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개최) 참석을 앞두고 24~25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여는 수교 기념행사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부장급(장관급)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나왔지만 아직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고 한다.
 
5년 전인 20주년 기념행사와 비교할 때 양국의 외교 수장이 상대국의 수교 기념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사드 문제로 급전직하한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2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 중국대사관의 수교 기념 리셉션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장신썬(張鑫森) 주한 중국대사와 ‘와인 러브샷’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한·중 정부가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장소는 호텔에서 급을 높인 인민대회당이었고, 시진핑(習近平) 당시 중국 국가부주석이 깜짝 참석해 양국의 앞날을 축복했다. 당시 시 주석은 총서기 선임을 3개월 앞두고 있던 때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번 수교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일 모델’이 다시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 도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2015년 양국은 수교 기념일(6월 22일)을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았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기념일 하루 전날 일본을 전격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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