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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최저임금 올리면 어떻게 되나요

Q.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와 삼촌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아버지께서 ‘급격히 올리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고 하니 삼촌은 ‘낮은 임금 때문에 열심히 일해도 생계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나요?

 
직원은 소득 늘지만, 편의점·식당 주인은 문 닫을 걱정" 
 
A.두 분의 지적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죠. 먼저 최저임금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죠? 최저임금제도는 정부가 기업과 근로자 간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없도록 보호하려는 목적이죠. 1953년 ‘근로기준법’을 처음 만들 때 근거를 마련했지만, 경제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았던 때라 시행을 뒤로 미뤘습니다. 이후 한국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기업도 함께 성장했죠.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나서 행정지도를 하기도 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었고, 결국 법으로 강제하는 것으로 결정됐죠. 그렇게 1988년이 돼서야 최저임금제가 처음 시행됐습니다.
 
최저임금은 누가 정할까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 있는 건 아닙니다. 정부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정하는 나라가 있고, 국회가 결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은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라는 독립기구가 결정합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3월쯤 최임위에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면, 회의를 거쳐 6~7월경 최저임금을 결정합니다. 최임위는 사용자(기업)와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 각 9명과 정부가 추천하는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됩니다. 결정할 때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죠.
 
해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시기가 되면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집니다. 사용자 측은 덜 올리려 하고, 근로자는 조금이라도 더 인상하려고 애를 쓰니까요. 양측이 평행선만 달리면 결론이 나지 않으니 공익위원이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공익위원이 정부의 입장의 대변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그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2017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 3년 내로 1만원이 되려면 연평균 15.7%씩 올려야 하는 거였죠. 2000년 이후 평균 인상률(8.6%)의 두 배 정도니 쉬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올해 최임위는 2018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올해(6470원)보다 16.4% 오른 것으로 2001년(16.8%)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인상폭입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5.8달러(2016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중 15번째입니다. 양극단에 있는 프랑스(11.2달러)와 멕시코(0.9달러)의 중간 수준이죠. 그러나 파급효과는 다른 나라보다 큽니다.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17.4%(2016년)에 달하기 때문이죠. 네덜란드(6.2%)·영국(5.3%)·일본(7.4%) 등 선진국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례적인 인상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돈을 더 쓰게 됩니다. 경제학에선 이를 ‘구매력’이라 표현합니다. 이렇게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파는 사람도 잘 팔려서 돈을 벌게 되고, 또 다시 그 돈으로 무언가를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소득 중 소비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임금을 올려주면 나라 경제 전체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각도 비교적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쪽이 많은 것 같네요.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적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을 마냥 반가워할 순 없습니다. 부작용도 있거든요.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하는 A라는 사장님이 있다고 하죠. A씨는 아르바이트생 2명과 각각 하루 8시간씩 나눠 일합니다. 한 달에 25일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A씨는 월급으로 129만4000원(6470원X8시간X25일)을 지급합니다. 2명이니 258만8000원이네요. 그런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 내년부터는 301만2000원(7530원X8시간X25일X2명)을 지급해야 합니다. 한 달에 42만4000원, 1년에 508만8000원을 인건비로 더 지출해야 하는 거죠.
 
편의점 장사가 잘 되고 A씨가 돈을 많이 번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그렇지 않은 편의점·치킨집·식당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중 51.8%는 연평균 매출(전체 판매금액)이 4600만원에 못 미칩니다. 월평균 영업이익(판매금액 중 주인의 이익)도 187만원(중소기업청)에 불과하죠. 중소기업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 근로자의 81.5%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하는데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임금 지급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문을 닫거나 고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로든 A씨의 경우라면 본인이 조금 더 일하고 아르바이생을 1명으로 줄이거나, 사람을 기계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나온 뒤 한국주유소협회에는 셀프주유소 전환 시 비용 지원에 관한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일반주유소를 셀프주유소로 바꾸려면 1억원의 비용이 들지만 인건비 부담보다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5만여 명입니다. 셀프주유소가 10%만 늘어도 5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무인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식당도 늘고 있습니다. 이미 맥도날드는 전체 매장(440개)의 43%에 무인결제시스템을 도입했죠.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정할 때 지역별·업종별·연령별 차이를 두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역별로 생활비 수준이 다르고, 연령별로 최저생계비가 다르고, 업종별로 임금 지급 여력에 차이가 있으니 아예 달리 정하자는 겁니다. OECD가 권고하는 방식인데 실제로 많은 국가가 이런 최저임금 차등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캐나다는 지역과 연령에 따라 다른 최저임금을 적용한답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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