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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차’시대 … 차 관리에 수백만원도 기꺼이 지출

직장인 이진성(33)씨는 지난달 첫차를 구매한 뒤 주말이 바빠지고 주머니 사정도 빠듯해졌다. 차가 출고되자 먼저 충주의 유명 업체를 찾아가 하루 동안 언더코팅(차량 하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제를 뿌리는 것) 작업을 했다. 상담을 하며 휀다 방진·방음 작업도 같이하기로 해 비용이 100만원 넘게 들었다. 다음 주말엔 50여만원을 들여 유리막 코팅도 진행했다. 또 바닥 매트, 휠 보호용품 등 각종 소품을 해외 직구하거나 주문 제작했고, 수입차 전용 세차용품들도 ‘풀세트’로 샀다. 결국 유리창 틴팅 비용까지 차량 가격 외에 추가로 든 비용이 400만원을 넘어섰다.
 
이씨는 “3000만원짜리 차를 사고 코팅과 세차용품 구매에 400만원을 썼다고 하니 이상한 놈 취급을 받기도 했다”며 “그래도 꿈꿨던 첫차인 데다 혼자 사는 나에겐 매일 함께 다니는 가족 같은 차라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중고 수입차를 산 직장인 최모(38)씨도 세차·광택용품 구매에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 최씨는 “며칠 타니 외부가 지저분해지고 ‘폼’도 안 났는데, 손 세차장에 갔다가 수백만원짜리 광택 왁스로 관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자극받았다. 제대로 관리하려고 이것저것 사다 보니 금세 200만원 넘게 써버렸다”고 말했다.
 
이씨와 최씨처럼 차량 관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수백만원대 용품 구입이나 5시간 넘게 걸리는 ‘디테일링 세차’도 마다하지 않는다. 핸드메이드 왁스 업체 ‘스위스벡스’ 제품 중 비싼 것은 200ml 용량에 3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초고가지만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선 ‘필수 아이템’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다. 또 100만원이 넘는 유막제거, 발수코팅, 먼지막 코팅 작업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늘고 전문 업체도 많이 생겨났다. 이씨는 “반려견을 그냥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면서 수십만원짜리 애견용품과 고급 사료도 흔해졌는데, 차도 비슷하다” 며 “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나 기계가 아닌 가족처럼 여겨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유지·보수·관리를 포함하는 애프터마켓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체 규모는 2010년 87조원대를 기록했고, 현재는 12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온라인쇼핑몰 생활·자동차 용품 거래액은 2013년 4279억원에서 2015년 6667억원으로 늘었다. 2년만에 1.5배가 된 것이다.
 
관련 업체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차량 관리 제품을 판매하는 불스원은 2001년 설립 당시 매출이 36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118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정비 관련 회사의 매출도 증가세다. SK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스피드메이트의 경우 2014년 2204억원에서 지난해 2543억원으로 매출액이 늘었다.
 
스피드메이트의 이성순 수입차AM사업팀장은 “정비 회사들도 광택 등 디테일링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해 새차 디테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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