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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국선언 등 경위 참작"…전교조 교사들 감형

법외노조화 철회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며 집단 행동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항소심에서 모두 감형받았다.  
 

재판부, "학생 직접 지도해 더 참담했을 것"
'법외노조 반발' 조퇴 투쟁 등은 유죄 유지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는 21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정훈(53) 전 전교조 위원장에게 원심의 벌금 400만원을 깨고 벌금 200만원을, 나머지 31명에게는 원심의 절반 이하인 50만~1500만원의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김정훈 전 전교조위원장. [연합뉴스]

김정훈 전 전교조위원장. [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 등은 2014년 6월 전교조가 교육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뒤 같은해 6~7월 ‘조퇴 투쟁’과 ‘전국교사시국선언’ 등 공무 외 집단행동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이모(48)씨 등 6명은 같은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올리고, 6월 일간지에 이같은 내용의 광고를 실은 혐의도 받았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은 공무원이 노동운동 등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선고 재판에서 재판부 전교조 교사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시국선언에 나선 경위를 참작할 만 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떠난 어린 학생과 인솔 교사들이었다”며 “일선에서 학생을 직접 마주하고 지도하던 피고인들은 누구보다도 더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은 정부에 부여된 책무였지만 한 달 넘게 초동조치 부실과 언론 통제 의혹이 제기됐다”며 “피해자에 대한 추모와 가족들의 슬픔·분노를 함께하고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며 시국선언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 부장판사는 선고문을 읽는 도중 목이 메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각 시국선언은 세월호 관련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등을 넘어서 대통령 퇴진운동 및 국민에 대해 퇴진운동 동참 호소로 까지 이어졌다”며 “교육 현장 밖에서 교육 시간 외에 이뤄졌다고 해도 정치적 중립성 침해하는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교조 법외노조화 처분에 항의해 벌인 ‘조퇴 투쟁’에 대해서도 “많은 조합원이 노동자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놓이자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집단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교원은 근로조건을 향상하기 위한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2014년 전교조 조퇴 투쟁. 서울역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오른쪽)과 신승철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집회 시작 전 묵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4년 전교조 조퇴 투쟁. 서울역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오른쪽)과 신승철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집회 시작 전 묵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성 요구하고 공무원의 신분과 지위의 특수성 등에 비춰볼 때 일반 국민보다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출범한 전교조는 이듬해 교원노조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합법화됐다. 하지만 2010년 고용노동부가 ‘해직자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전교조 규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고, 전교조는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 일지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 일지

 
2012년 1월 대법원이 고용부 측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전교조가 규약을 유지하자, 고용부는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내렸다. 전교조는 이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법외노조 처분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4년 1심에서 패소했다. 해당 소송은 2016년 항소심에서도 전교조가 패소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김 전 위원장 등은 1심 패소 판결 뒤 교육부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 7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들을 선처해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부총리는 의견서에서 “교사로서, 스승으로서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아파한 것에 대해 소통과 화합, 화해와 미래의 측면에서 선처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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