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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 후 100여일 만에 표면화된 여당 내 ‘공천권 갈등’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대표(앞줄 오른쪽) 등 참석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추 대표가 띄우려는 정당발전위원회를 놓고 10여 명의 의원들이 반대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대표(앞줄 오른쪽) 등 참석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추 대표가 띄우려는 정당발전위원회를 놓고 10여 명의 의원들이 반대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심상치 않은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00여일이 흐른 시점에서다.
 

추미애 대표의 정당발전위 놓고 주말 동안 ‘페이스북 설전’
秋 “지방선거 경선룰 확정론은 시도당 위원장 줄세우기 가능성”
전해철 “‘공천을 당원에게’ 혁신안 실천 주장을 줄세우기로 오도”
“양측 갈등의 본질은 결국 지방선거 공천권 다툼 때문”
“시도당 위원장들 공개적인 공동 성명서 내는 방안 검토 중”

추미애 대표가 띄우려는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놓고 지난 18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분출한 데 이어 주말 동안 페이스북에서 ‘온라인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적폐청산’ 등 한목소리를 내왔던 여당 내에서 수면 아래 잠복해왔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추 대표는 정발위 출범 취지에 대한 글을 19ㆍ20일 연달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18일 의총에서 10여명의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당한 이후여서 추 대표의 반격으로 해석됐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발전위원회 출범 배경에 대한 올린 글. 추 대표는 이 글에서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안주하지 말고 체력과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선거 1년 전에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시도당 위원장 본인의 줄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면 방지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적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발전위원회 출범 배경에 대한 올린 글. 추 대표는 이 글에서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안주하지 말고 체력과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선거 1년 전에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시도당 위원장 본인의 줄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면 방지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적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추 대표는 19일 글에서 “(대선에서) 이긴 정당이 안주하지 말고 체력과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방선거 1년 전에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시도당 위원장 본인의 줄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면 방지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지방)분권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돼야 한다”고 적었다. 18일 의총에서 제기된 “선거 1년 전 경선 룰을 확정하도록 한 당헌이 안 지켜지고 있다”(전해철 의원), “지방선거 공천권을 시도당에 준 ‘김상곤 혁신안’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최인호 의원)는 공격에 대한 반박이나 다름없다. 이어 추 대표는 20일 다시 페북에 글을 올려 “정발위에 대한 억측과 왜곡이 있다”고 거듭 밝혔다. “중앙당이 공천권을 회수하려 한다는 등 소설 같은 허구와 왜곡”이라면서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대표의 정당발전위 출범 논리에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 의원은 ‘진정한 당 혁신과 개혁은 당헌ㆍ당규를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당권재민혁신위(위원장 김상곤)가 만든 공천 관련 혁신안의 핵심은 공천을 당원에게 돌려주어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분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대표의 정당발전위 출범 논리에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 의원은 ‘진정한 당 혁신과 개혁은 당헌ㆍ당규를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당권재민혁신위(위원장 김상곤)가 만든 공천 관련 혁신안의 핵심은 공천을 당원에게 돌려주어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분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그러자 경기도당위원장인 전해철 의원이 페북을 통해 역공을 폈다. 전 의원은 ‘진정한 당 혁신과 개혁은 당헌ㆍ당규를 실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당권재민혁신위(위원장 김상곤)가 만든 공천 관련 혁신안의 핵심은 공천을 당원에게 돌려주어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분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당헌ㆍ당규를 실천하자는 주장을 혁신에 반대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시도당 위원장의 줄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는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추 대표를 공격했다.
홍영표 의원도 페북에 추 대표를 겨냥해 “(지방선거에 적용되는 당헌ㆍ당규를 지켜야 한다는) 이런 지적을 반개혁, 구태적 줄세우기식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정발위를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지방선거 공천권에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시점에 굳이 정당 혁신을 꺼낸 이유, 그리고 그렇게 꾸린 정발위 활동을 지방선거와 연계하려는 의도가 결국은 추 대표의 공천 영향력 확대를 위한 포석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이 당내에 있다”고 전했다.
 
반면 추 대표 측은 “백만 당원이 들어와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현대적 정당으로 변해가자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당 안팎에서는 추 대표가 정발위 반대 논리를 비판하며 “시도당 위원장 본인의 줄세우기 도구”라고 거론한 게 진짜 뼈 있는 말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행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기초단체장과 광역ㆍ기초 의원의 공천권은 시도당에 있다. 추 대표는 이 규정이 줄세우기로 악용될 수 있다면 고치자는 쪽이고, 시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원들은 현행대로 하자는 쪽이다.
 
양측의 갈등은 25ㆍ26일 예정된 당 워크숍을 전후로 다시 한번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 시도당 위원장들은 워크숍 이전에 ‘선거 1년 전 경선 규정을 결정하고 시도당에 공천권을 부여한 당헌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시도당을 맡고 있는 한 의원 측은 “시도당이 함께 연명한 공동 메시지를 이번 주중 비공개로 추 대표에게 전달하거나, 아니면 공개적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발위 구성 논의는 당분간 난항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촉발된 당내 공천권 다툼도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정부 출범 초기에 내홍 확대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선 양쪽 모두 부담이 큰 만큼 격한 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는 전망도 나온다.추 대표는 20일 페북에 “‘친문(친문재인) 정조준’이나 ‘추미애 vs 친문 전면전’과 같은 갈등조장형 언어는 제발 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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