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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혁명발 인클로저 운동?…저소득층 일자리 뺐는 로봇

전세계 로봇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8% 내외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미국 스틸사 공장 생산 라인 작업중인 로봇. [AP=연합뉴스]

전세계 로봇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8% 내외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미국 스틸사 공장 생산 라인 작업중인 로봇. [AP=연합뉴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빠르게 근로자의 일자리를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1만명당 531대…한국, 로봇 밀집도 세계 1위
로봇 자동화로 일자리 줄고 계층간 소득격차 커져
빌 게이츠 “로봇세 도입해 자동화 속도 늦춰야”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된 ‘글로벌 로봇산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로봇 밀집도는 531로 세계 1위다. 로봇 밀집도는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다. 한국의 수치는 세계 평균(69)을 크게 웃돌고, 2위인 싱가포르(398)보다 훨씬 높다. 한국은 자동화 속도도 빨랐다. 2005년(171)에서 10년 만에 3배 수준에 이르렀다.
 
2015년 기준 한국의 로봇 밀집도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자료: 한국은행

2015년 기준 한국의 로봇 밀집도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자료: 한국은행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진전되면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고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일자리는 줄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20년에 716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202만 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근로자의 기술 수준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커지고 계층 간 소득불균형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소득계층별로 자동화 고위험군 비중을 따져본 결과 소득 하위 10% 계층의 21%가 자동화로 인한 위험에 더 심하게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면 소득 상위 25%는 자동화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중저소득층은 로봇에 의한 자동화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자료: 한국은행

한국의 중저소득층은 로봇에 의한 자동화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 자료: 한국은행

 이러한 변화는 로봇 산업이 야기할 ‘4차 혁명 발 인클로저 운동’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16세기 영국에서 모직물 공업 발달로 양털값이 급등하자 지주들이 농경지를 양을 키우기 위한 목장으로 만드는 인클로저 운동으로 영세농은 땅을 잃고 노동자로 전락했다. 당시 토머스 모어는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며 비판했다. 이제는 “로봇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탄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 2월 로봇으로 인해 발생할 일자리 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로봇세를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로봇을 보유한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로봇 도입 속도를 늦추는 한편 세수를 통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지원 등에 사용하자고 강조했다.  
 
 이재원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과장은 “로봇 연관 산업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노동 대체로 사라지는 일자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에도 전세계 로봇 산업의 전망은 밝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선진국의 저출산ㆍ고령화에 추세 속에 로봇 수요가 증가해서다. 국제로봇연맹(IFR) 글로벌 로봇 수요가 2019년까지 연평균 13%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에 편승하기에 한국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출액 비중은 1위인 일본(39.2%)에 훨씬 못 미치는 4.3%에 불과하다. 기술 격차도 크다. 미국 대비 우리나라의 기술격차는 4.2년으로 유럽연합(EU)과 일본의 1.4년보다 뒤처져 있다. 
 
 로봇 시장을 잡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EUㆍ일본 등은 정부와 민간이 로봇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의 로봇 시장으로 기술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은 세계 3위 기업인 쿠카(Kuka)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로봇 제조기업의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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