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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ㆍ경 수사권, 다시 떠오르는 2005년의 기억

2005년 6월 열린 수사권 조정관련 5자회담. 왼쪽부터 허준영 경찰청장, 이해찬 총리, 김승규 법무부 장관,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김종빈 검찰총장이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중앙포토]

2005년 6월 열린 수사권 조정관련 5자회담. 왼쪽부터 허준영 경찰청장, 이해찬 총리, 김승규 법무부 장관,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김종빈 검찰총장이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중앙포토]

경찰관들 사이에서 수사권 조정을 두고 검·경 사이 혈투를 벌였던 지난 2005년의 기억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7일 경찰 내부게시판에 '광복 60주년을 생각하는 검찰공무원'이라는 A4 용지 32페이지 분량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글은 검찰 내부의 각종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 글은 사흘만에 조회수 1만을 넘겼다.
 

경찰 내부게시판에 2005년 작성 글 게재
"검찰 직원이 검찰 내부망에 올린 것"
노무현 정부 중반에 수사권 논의 활발
대통령 공약이었지만 갈등으로 표류

12년 전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게시물 원본은 검찰 공무원이 썼다고 알려져 있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경찰 게시판에 글을 옮긴 충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로 알고 있다. 다른 게시판 등을 통해 글을 전달 받았다. 최초 게시자의 성명과 소속까지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글은 전관예우 타파, 경찰 수사권 인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찰 내 감찰기관 개혁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글쓴이는 “일제시대 이후 그대로 전수되고 있는 헌 칼을 전가에 보도처럼 간직하며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은 절대 스스로 개혁되지 않는다”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전관 변호사 문제를 두고는 거친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글쓴이는 “(전관들은) 검사실을 자기 집 안방 드나들듯 하고, (검사들이) 이들을 영접해 별실로 데려가 모시고 머리를 조아리며 문까지 따라 나가 환송한다. 그 이상 더러운 풍경은 없을 것이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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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이는 검찰에 경찰이 종속됨으로 인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경찰은) 대충 수사한 후 검찰로부터 송치하라는 명령을 요령껏 받아내 송치하면 그만이다"며 현행 형사사법제도가 경찰이 소극적으로 일하고 결국 책임은 검찰에 미루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꼬리표 수사지휘로는 경찰이 우수해지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당연한 내용의 수사지휘를 위해 검찰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며 경찰력을 낭비하는 최고비용 최저효율의 엉터리 수사시스템”이라고도 비판했다. 경찰이 부패하고 무능해 수사권을 줄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발상이다”고 썼다. 그는 다만 현재 경찰이 주장하는 영장청구권과 수사종결권은 검찰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5년 당시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의 마지막 회의에 참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그는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중앙포토]

2005년 당시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의 마지막 회의에 참석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그는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중앙포토]

글이 올라온 2005년은 노무현 정부 중반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검ㆍ경 수사권조정기획단은 ‘검찰 수사지휘권 인정하되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혁안을 실현하려 했다. 하지만 검·경 사이의 갈등이 심해 이듬해인 2006년까지도 수사권 조정은 표류했다. 경찰은 5년이 지난 2011년에야 겨우 수사개시권을 확보했다.

 
글을 본 경찰들은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 경찰 내부망에는 "12년 전 글인데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읽었다", "안목과 용기에 감동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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